모든 걱정과 불안은 내게 비롯된다

by Vita

내가 제일 인상 깊게 본 드라마들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에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가 있다.

거기서 나온 대사 중에 이런 대사가 있다.

"네가 아무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아.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도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해"


저 대사가 참 인상 깊었다.

특히 한국인은 남 눈치 많이 본다는 걸 아마 다들 알 것이다. 뭐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나부터도 남 눈치를 꽤 보는 편이다.

왜 저 드라마 대사와 나의 남 눈치 보는 얘기를 하냐면 겨울엔 비니나 캡 모자를 써도 추우니깐 괜찮다지만

슬슬 날이 더워지니 한계가 왔다.

벙거지 모자나 여름용 모자를 써도 열이 많이 나는 내겐 모자와 머리가 축축해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머리카락이 없고 민 머리라 특히 벙거지 모자는 산들바람에도 홀라당 날아가 버리니 자주 손으로 잡거나 푹 눌러야 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다.


그러다 내가 가족만큼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그냥 모자를 벗고 다니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내가 민머리로 같이 다녀도 괜찮겠어..?."라고 물었는데 물어볼 걸 물어보라며 자기는 괜찮다며 나도 불편하고 귀찮으니 그냥 눈치 보지 말고 벗고 다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 말에 누가 그 말이라도 해주길 바란 것인 마냥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하지만 행동으로 이어지기엔 꽤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한동안 고민하다가 큰 결심을 하고선 모자를 벗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갔다. 솔직히 민머리니 사람들이 힐끗힐끗 보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돌아다닐수록 마음이 편해졌고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더 커져 며칠이 지나니 아무렇지 않게 된 것이다.


그렇게 지내다 어느 날 동네 근처 카페에 공부를 하러 갔다가 어쩌다 보니 사장님에게 지금 아픈 상태고 치료 중이라 머리카락이 없다는 걸 말하게 됐다. 그러자 사장님은 놀라면서 처음엔 그냥 머리 스타일인 줄 알았다며 치료 잘 받으라고 하시는 거다.

그 말을 듣고 '아 이게 원래 내 스타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픈 사람이라 머리카락이 없다 생각하니 괜히 남도 그렇게 밖에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저 드라마 속 대사가 떠오른 것이다.


설령 나의 민 머리가 워낙 휑해 놀라서 본 것일 수도 있지만 이젠 아무렴 그건 그거대로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내 모습이 흉측하거나 못나 보여서 그런 게 아니라는 마음이 생겼다. 뭐 흉측하다고 해도 뭐 어떤가 지금 나의 모습이 이렇고 이 모습 또한 나인데 말이다.


내가 아무렇지 않다 생각하고 당당하게 다니면 사람들도 자연스레 아무렇지 않고 오히려 내 원래 스타일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고 깨달았다.

또한 내 모습은 내가 정하는 것이고 내가 정의해 나가는 거라 새삼 깨닫게 됐다.

내가 불안해하고 눈치를 보면 그 세상 속에서 남들 눈치만 보며 살게 된다.

남들이 나를 가두는 게 아닌 내가 나를 가둔 것이다.


세상은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관대하거나 냉혹하다. 아니 세상 말고도 모든 것이 그런 거 같다.

다가온 어떤 것이든 내 시야와 생각이 좌우한다.

고통에 갇히느냐 해방에 풀리느냐는 절대적으로 나의 마음가짐과 시야에 놓여있다.


그때의 나는 내 시야와 마음가짐으로부터 해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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