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란 어떤 존재인가
저의 두 번째 소설인 <하현>의 아이디어는 제가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먹다가 떠올렸습니다.
그 때 저는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죠.
우리가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산처럼 크게 느껴지잖아요.
그러다가 우리가 점점 자라면서 아버지는 반대로 점점 작아지는 것처럼 느껴지고
우리가 마침내 어른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왜소한 노인처럼 느껴지죠.
그래서 저는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문득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만약에 진짜로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작아지는 아버지가 있다면 어떨까?'
저는 그 생각이 마음에 들어서 샌드위치를 씹으면서 계속 그 생각을 했고, 가게를 나와서도 계속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끝에, 3개월 후에 <하현>이라는 소설을 완성하게 되었죠.
이 소설은 그리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호평을 받았는데요.
그 중에 어떤 분은 저에게 편지를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그 분은 <하현>을 읽고 아주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고 하셔서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후에도 서브웨이를 자주 갔지만, 아직까지 <하현> 이후에는 소설이 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혹시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요즘도 가끔 샌드위치를 사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