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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민국역사박물관 Jul 20. 2021

젊음의 열기를 그대 가슴에

한국 록 음악과 근현대사


여러분은 록 음악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긴 머리와 가죽 자켓, 오토바이 등 대부분은 소음, 반항과 관련된 이미지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록은 단순히 거칠기만 한 음악이 아니랍니다. 바로 청춘의 음악. 예전에 비해 많이 쇠약해졌지만, 여전히 젊음을 상징하는 건 록 음악임을 부정할 수 없죠. 7080과 90년대를 거치며 주옥같은 명곡들이 록이라는 옷을 입고 등장했습니다. 오늘은 전통음악보다는 역사가 훨씬 짧지만, 한국 근현대사에서 불꽃처럼 강렬히 타올랐던 록 음악에 대해 같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왼)한국 최초의 록 밴드 애드훠 | 한국 최초의 블루스 록 음악


록이라고 하는 장르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뿌리에는 블루스가 있습니다. 블루스는 이미 개화기 시기에 한국에 들어 왔었죠. 하지만 한국 최초의 록 밴드라고 불리는 애드훠(Add4)가 결성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고 난 이후부터랍니다.



신중현과 엽전들 음반


애드훠는 미8군 무대의 쇼단에서 활동하던 기타리스트 신중현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무대 진출을 위해 결성한 밴드입니다. 기존에 블루스 음악을 연주하던 것은 사실 대부분이 외국어로 된 노래였기 때문에 1960년대 애드훠의 출현은 한국 대중음악의 현대화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한국어 가사와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음악이 나오면서 더 이상 외국 노래의 모방이 아닌 창조를 이끌었죠. 빗속의 여인은 한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왼) 활동시기 한대수의 모습 | 쎄시봉 영화 포스터
물 좀 주소 앨범자켓


그 다음으로는 1969년도에 데뷔한 한대수를 주목해봐야겠죠. 당시 쎄시봉에서 송창식, 조영남 등과 활동하던 한대수는 당시 군부독재 정권의 정서와 맞지 않는 혁신적인 노래를 발매했습니다. 특히 ‘물 좀 주소‘는 물고문을 연상시킨다 하여 금지곡에 선정되었는데요, 심지어 그 이듬해에 발매된 2집 ’고무신‘은 체제 전복을 꾀한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수거했다고 합니다. 1970년대 금지곡 선정은 록 음악 뿐만 다른 장르에서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대중가요 정화 기안용지와 금지곡 목록


퇴폐적이고 체제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듣지 말라고 했으나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에선 아예 금지곡 목록을 공식적으로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이잖아요. 알음알음 그렇게 더욱 유명해진 대표적인 노래들이 미인, 아침이슬, 그건 너, 아름다운 강산 같은 지금도 명곡이라고 평 받는 노래들이었습니다. 노래뿐만이 아니라 이 당시엔 서적이나 각종 신문, 잡지와 같은 매체들도 검열을 받았죠. 아마 70~80년대에 대학을 다니던 분들은 더욱 공감이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길가에서 경찰이 불심검문을 하면 그대로 가방 속 소지품을 다 보여줘야 했던 시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네요.


(왼) 산울림 2집 | 마그마 - 해야
(왼) 송골매 | 88년 대학가요제 당시 신해철


군사정권의 압박 속에서 당시 대학생들은 그들의 울분을 표출하기 위해 록을 선택했습니다. 때맞춰 방송국에선 대학가요제라는 전설의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대학가요제는 수많은 가수들의 등용문이 되었습니다. 요즘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군사독재가 종료되고 난 이후에는 폭발적으로 명곡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보시는 사진 4개는 개인적인 취향이 들어갔습니다. 이 시기만 주제로 잡아서 아예 기사를 따로 써도 분량이 넘칠 만큼, 이번 기사에 다 담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왼)김광석 | 부활
시나위 | 서태지와 아이들


90년대로 접어들며 록 음악은 더욱 다양해지게 됩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록 음악의 틀을 벗어나 한국 대중음악이 다양성을 갖추는 데 일조하였습니다. 더 쎈 음악인 헤비메탈, 조금 부드러운 록 발라드와 포크록, 그리고 록과 힙합, 댄스를 합친 서태지까지. 90년대 한국 음악의 다채로움은 이전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노하우와 경험치가 기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지나면서부터 록은 서서히 대중음악에서 밀려나기 시작합니다.


숨 가쁘게 달려왔네요. 갑자기 근현대사와 한국 록이 무슨 관계가 있나 싶겠지만, 이제 알게 되셨을 겁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록 음악도 동시에 타올랐던 과거를 보았습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며 지금은 예전만큼 주류 음악은 아닙니다. 그것은 소리를 높여 외칠 만큼 억압이 있지 않고 대한민국이 많이 발전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젊음을 불태워 자유를 노래한 흔적은 음반으로 남아 우리 곁에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민중의 목소리를 낼 때가 오면, 록은 부활하리라 믿습니다. 날이 더워지는 요즘, 시원하게 더위를 날려버리기에도 최적인 록 음악, 다 같이 들으러 가봅시다.







글·기획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걸음기자단 8기 정훈기

참고자료 |

- 중앙일보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 Rock&Roll Archives(http://www.rockandrollarchives.net/)

- 뉴스엠(http://www.newsm.com/)

- 멜론뮤직

- 벅스뮤직

- 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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