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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민국역사박물관 Apr 29. 2021

앗쌀람 알라이쿰, 한국과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서울중앙성원을 방문하다

출처) 한국이슬람교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에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양식의 건축물이 있습니다. 마치 이슬람 국가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모스크가 있는데요, 바로 서울중앙성원입니다.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이 사원은 1976년 5월 21일 한국에 이슬람 문화와 선교를 위해, 그리고 이슬람 국가들과의 교류를 위해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이슬람 사원이 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산업화와 경제 측면에 있어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였다는 사실! 오늘은 서울중앙성원을 통해서 보는 한국-중동지역 국가 간 교류와 경제 성장 시기의 역사를 보려고 합니다.



이슬람 국가와의 교류는 통일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로 당항성을 통한 실크로드 교역을 통해서 서역 문화를 접했습니다. 이후 고려 시대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벽란도를 통해서 아라비아 상인들과 교역을 했죠. 이 시기 고려는 ‘꼬레’라는 이름으로 서역에 알려졌고 고려가 사라진 뒤에도 ‘꼬레’는 코리아로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 이후 조선시대 중기에 숭유억불 정책과 폐쇄 정책으로 인해 잠시 교역이 주춤했으나 개화기 시대 문호 개방 이후 다시금 교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조선은 얼마 안 가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해 외교권을 강탈당하게 되죠.


조선 후기 어두웠던 시절을 지나 독립을 하게 되었지만 곧이어 민족 상잔의 아픔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키계 아랍인들로 인해서 한국에 무슬림 사회가 조금씩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1955년 ‘한국 이슬람협회’가 설립되고 뒤이어 ‘한국 이슬람교 중앙연합회’를 거쳐 지금의 서울성원을 관리하는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로 이어지게 됩니다.


(왼)서울중앙성원 건축 중  |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의 전신인 이슬람교 중앙연합회        출처)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이 세워진 1976년의 대한민국은 한창 경제 성장의 고도를 달리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한 이후 최초로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불리는 경상 수지 흑자를 기록하였죠. 경공업으로 시작한 산업화는 중공업으로 바뀌게 되면서 철강, 화학, 건설, 조선 등 핵심 업종을 정부에서 지정하게 되고 포항과 울산, 창원 등에 공업 단지가 조성됩니다. 하지만 원유가 폭등으로 1975년 수출미달 사태가 벌어지는데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국내 기업을 중동으로 진출하도록 주도하였습니다.


(왼쪽부터) 사우디 주베일 항만공사 자재 출항식, 불가사의라 일컬어지는 주베일 항만공사 (출처) 현대건설 |  현재까지 진행중인 리비아 대수로 공사 (출처) SM동아건설산업


이 시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슬람 문화권의 산유국에서도 산업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대대적인 중동 건설 붐이 일어나며 많은 노동자들이 중동으로 파견되었죠. 한국은 건설 강대국에 비하면 부족한 기술력이었으나 근성과 끈기, 그리고 노동력이 있었습니다. 현대건설은 10억 달러에 달하는 주베일 항만공사 수주를 따냈고, 동아건설 역시 80년대에 들어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전 세계가 불가능하다고 얘기했던 대형 프로젝트를 이제 막 무섭게 성장하던 대한민국이 맡아서 해낸 것입니다.


이후 산유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정부는 한남동에 1976년 서울중앙성원을 지었고, 한국 내의 무슬림들은 이슬람 선교와 문화 활동, 그리고 예배를 이곳에서 드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랍어 강의와 문화제 등이 열리고 있다고 하네요.


(왼) 서울중앙성원의 야경 (출처) 한국이슬람교 | 삼성물산이 참여한 버즈 칼리파 (출처) Pixabay


한국 정부가 특별히 한남동 부지를 제공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이 건설비용을 지급하여 지어진 사원 때문일까요? 70년대와 80년대를 거쳐 2004년엔 삼성물산에서 버즈 칼리파의 수주를 따냈습니다. 현재는 아랍에미리트연방(UAE), 알제리, 카타르, 이라크, 이집트 등의 국가에서도 원전과 화력 발전소, 지하철 등 여러 분야에 국내 기업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태원 역 3번출구에서 내려 찾아 방문한 서울중앙성원은 코로나 때문에 방문이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규제를 하여 예배시간에만, 그리고 신자들만 출입을 허가시켜 내부를 들어가 보질 못하여 아쉬웠습니다. 주변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는데요, 코로나가 가라앉으면 다시 방문해서 이색적인 경험과 그곳에 묻어있는 한국 현대사의 경제 성장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글·기획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걸음기자단 8기 정훈기

참고자료 출처 및 링크 |

네이버 지식백과

https://www.dongah.co.kr/pr/story.php (동아건설)

http://www.koreaislam.org/seoul-muslim-info%ec%84%9c%ec%9a%b8%ec%a4%91%ec%95%99%ec%84%b1%ec%9b%90%ec%95%88%eb%82%b4/ (한국이슬람교)

https://www.hdec.kr/kr/tech/project.aspx?bizIntro=235&bizCate=OCEAN&searchType=CIVIL#.YGBybK8zZPY (현대건설)

http://www.secc.co.kr/ko/html/company/history_01.asp (삼성물산 건설부문)

http://www.korea-arab.org/?mcd=exchange (한-아랍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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