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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프라하의 가을>>

by 박민희


그래도 외롭다

어쩔 수 없는 외로움

나를 향한 눈빛이

진실함이 아닐 때

매정이 돌아서가는

등을 보아야 할 때

그럼에도

여전히

그 주위를 맴돌고 앗는

나를 볼 때

쓸쓸해진다


그림자를 쫓아

달려온 시간들

아무리 쫓아 달려도

달아나 버린다

내가 천천히 걸으면

천천히 가고

빨리 뛰면

빨리 가 버린다


이제는 해를 향해

몸을 돌려야 할 시간

아무리 쫓아가도

기다려 주지 않는 그림자를 향해

난 이제 돌아서기로 했다


한때는

내가 서면 그림자도 서 았어

어쩌면

가까워진 줄 알았다

그러나 한 발자국 다가가면

한 발자국 멀어지는 그림자

난 실제가 없는 허상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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