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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희 Apr 15. 2023

첼리스트의  서재

(기장  도서관에서)

오랜만에 기장도서관을 찾았다

열람실에서  책들을 검색하고

을 좀 읽다가

커피 한잔을 사서 도서관 뒷길로

 연결되어 있는

작은 공원을 산책했다


나무들은 연둣빛 물이 올랐고 온통

연초록  수채화가 펼쳐져 있는 것 같았다


한동안   글도 쓰지 않고 브런치에도 뜸했다

매주 금요일  토요일 공연을 하다 보니

돌아서면 한주가 가고

돌아서면 계절이 바뀌어가고 있다


어쩌다 보니  유명한 음악가도 아닌데

매주 공연을   하고 있다

첼리스트의  서재에서   보낸 2년의 시간


처음 1년은 코로나로 인해  

레슨도 못하고   공연도 못하다가 작년  

3월부터 조금씩   관객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매주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대구  대전  광주  마산  창원 등

전국구로 찾아와 주시는 관객들 덕분에

매주 긴장과 설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말 다양한 분들이 와주셔서

같이 호흡하고 연주하며 서로의  사연들을

나누기도 했다


서재에서 30명  정도의 관객들과

얼굴을 마주 대하고 진행하는 연주가

긴장과 설렘의 연속이어서 1년의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 것 같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오니

구독자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이제 자주 들어와서 글도 남기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도 봐야겠다


작년 11월 시집을 출간하고도

소식도 올리지 못했다


도서관에 새로운 신간이  많이

들어와 있다

저 많은 글들 속에 새로운 글을 쓴다는 게

불가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 하며

한숨을   지어본다


그래도

우리 각자의 삶이   계속되는 것처럼

우리네 각자의 얘기들이 있을 것이다


계속 글을 올리는 작가님들을 볼 때

또 격려를 받는다

모처럼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으며

브런치를 생각한다


매주 금요일  브런치음악회

토요일 테라스음악회를  진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도

조금씩   나누고 싶다


나무들이 온통 초록초록하다

우리네 삶도 초록초록

생기가 가득한 봄날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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