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피다

알프스의 노래

by 박민희


출근길

아파트 정원에 피어 있는 목련꽃

이 암울한 환경에서도 봄은 오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봄이 하얀 목련꽃과

함께 저만치 다가와 있다.

유난히 길었던 겨울의 끝자락...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암울한 시간들


매일매일이 전쟁이었고 처절한 전투였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몰려오는 두려움을 이겨 내야 했고 잔기침만 해도 주위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살벌한 환경이었다. 온 국민이 마스크 한 장을 사기 위해 끝없는 줄을 서야 하고 약국에서 애탄 올 한 병 구입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 같은 세상이 되었다.


마스크 없이는 동네 한 바퀴도 돌 수 없는 절박한 환경에서 집안에만 갇혀 다가오는 우울한 마음을 극복하기 힘든 날들이었다. 사람을 만날 수 없는 환경, 학교도 도서관도 학원도 다 문을 닫아 갑자기 집안으로 내몰려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했던 시간들...


그 와중에도 온갖 방법으로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도록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대한민국의 국민들...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최전선의 환경에서 국민들을 위해 자원하여 대구로 달려간 수많은 의료진과 자원 봉사자들.. 역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나보다 더 남을 배려하는 사람들 덕분에 오늘 이 암울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 오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그래도 봄은 벌써 우리 곁에 와 있다.


하얀 목련화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 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가지마다 물을 머금고 꽃 봉오리를 틔우기 위해 나무들이 햇살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조금 있으면 진달래 개나리 철쭉이 앞 다투어 고개를 내밀 것이다.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마스크 없는 세상에서 맑은 공기를 잔뜩 마시며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지인들과 따뜻한 점심 한 그릇 먹으며 누리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하얀 목련꽃이 눈부신 오후이다.


2020년 3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스위스에서 처음으로 만난 도시 베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