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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민희 Apr 10. 2021

EBM을 만나다

갯새암 <<내 어머니의 샘>>


오늘 인터넷에서 허봉수 박사님의 인터뷰 내용을 읽었다. 음식을 가려 먹기 시작한 지 두 달이 조금 넘었지만 몸의 반응을 볼 때 너무 고무적이어서, 혹시 이러한 이론에 대한 논문이 발표된 게 있는지 알아보려고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기사를 보게 된 것이다.      

     

놀라웠던 건, 음양 식사법이 이미 1990년대 초에 이론이 정리가 되었고, 수많은 난치성 환자들이 이 식사법에 의해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유튜브에도 이분의 동영상 강좌가 있어 몇 번을 시청했다. 책도 몇 권 출간하셔서 당장 교보문고로 달려가 이분의 저서 《체질 밥상》을 주문했다. 이틀 뒤 주문한 책이 도착하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세상에!

그렇게 많은 건강 식사법을 탐구해 왔는데 왜 이제야 이 책을 발견하게 됐는지…. 사실 병원에 다녀온 뒤 난 거의 절망에 가까운 심정이었다. 현미 자연 채식, 야채수프, 해독주스, 사과·당근주스 요법, 1일 1식, 밥 따로 물 따로, 간헐적 단식… 시중에 나와 있는 이 수많은 요법들을 모두 시도해 봤지만 명쾌한 건 없었다.     

     

물론 그중에 분명히 도움을 받아 병을 고친 사례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나 본 사람들 중에 실제로 현미채식으로 암을 고친 사람도 있었고, 당뇨나 고혈압이 나은 사람도 있었다.


박사님의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 왜 어떤 사람은 효과가 있고 어떤 사람은 효과가 없는지…. 바로 우리 몸의 생태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식품에 들어 있는 좋은 성분만 놓고 가리지 않고 먹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온갖 좋다는 것은 다 먹지만 여전히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고 건강하지 못한 삶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고 당장 EBM에 전화를 했다. 내원하고 싶다고 했더니 피검사를 하고 와야 한다고 해서 두 달 만에 다시 피검사를 하게 되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콜레스테롤과 혈압 수치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약 두 달 정도 이 식사법을 했는데, 그전과는 분명 달라지고 있었다. 다음 주에 드디어 서울에 가게 된다. 내가 임의로 테스트해서 먹은 음식들을 점검받고 내 정확한 체질을 알고 싶은 기대에 마음이 설렌다. 무엇보다 이 식사법이 필요한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급하다.     

     

한 번은 입시 때문에 힘들어하는 제자들에게 오링테스트로 일단 밥만 바꾸어 보라고 권유한 적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비만으로 고생하던 고3 남학생이 밥만 바꿨는데도 한 달 만에 5㎏ 가까이 감량한 것이다. 이 녀석은 엄마에게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용돈을 듬뿍 주시겠다는 약속을 받고

서 열심히 양 체질에 좋은 식사법을 하고 있다.


평소에 비만인 데다 장이 안 좋아 밥만 먹으면 화장실을 가서 레슨시간에 늦게 나타나 우선적으로 이 아이의 체질을 감별해 주었다. 밥을 바꾸었더니 살이 빠질 뿐 아니라 밥만 먹으면 화장실에 가는 증세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다.


요즘 이 녀석은 제시간에 잘 온다. 그리고 날로 핸섬해지고 있다. 살이 빠지니 얼굴에 심술보가 사라져서 애가 달라 보인다. 선생님 덕분에 살이 빠졌다고 말도 잘 듣는다. 10㎏ 체중 감량 목표를 달성하면 한 턱 쏜다고 했으니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잔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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