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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Jun 07. 2021

일본의 21세기 식 할복, '밤 이사'

#야반도주

증발하는 사람들, 일본의 '밤 이사' 현상


❓ 여러분들은 자신을 지우고 도망치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저는 요즘에도 가끔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특히, 어떤 일이든 되지 않으면 항상 '달아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죠. 이내 곧 생각을 고쳐먹고 죽더라도 '고!!'를 외치기는 하지만요.


� 사실, 죽는 것에는 엄청난 용기가 동반됩니다. 죽는 순간 겪어야 할 그 고통, 알지 못하는 세계로 떠나야 한다는 막연함, 위 두 가지는 사람이 한 발을 내딛을 때 망설임을 전달합니다. 그 망설임 덕분에 현실을 자각하고 다시 열심히 살아가는 경우도 있죠. 저처럼 말입니다.


⭕ 생각을 고쳐먹게 되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이 힘을 가지고 주변 사람과 함께 살아갈 나날을 떠올리곤 합니다. 주변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기 때문이죠. 본 생각은 저의 좌우명과 이어집니다. '나는 내 삶에서 만난 사람들의 총체다.' 짧다면 짧은 생을 살아오며 많은 분들의 도움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깨달은 것은 '제 주변에는 진짜 좋은 분들이 많구나'입니다.


� 지금도 제가 만나자고 하니 만나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장 내일만 해도 두 분을 만나야 하고, 목요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저의 도움요청을 외면하는 분들이 없다는 사실에 정말 감사한 나날입니다. 이래서 저는 세상을 살아가야 할 수밖에 없고,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피'는 생각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근데 사실, 다르게 보면 저는 '철면피'입니다. 주변 지인분들에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도움을 요청하거든요. 밥도 사달라고 말하고,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라는 말은 쉽게 꺼내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그게 제 못남이자, 자랑이죠. (나중에 에피소드로 하나 써보겠습니다.)


� 여튼, 저와 다른 가치관에서 영상에 나온 '밤 이사'를 잘 이해 못 하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내셔널지오그래픽 '밤 이사'라는 말로 그들의 '도망침'을 좋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21세기 할복이라는 말을 얹어서 말입니다.


⚠ 다른 말로 하자면 '야반도주'가 아닐까요? '책임감' 대신 '도주'를 선택했을 뿐이니까 말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일본 신분 인증 제도'에 관하여도 지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의 신분을, 그것도 일본 내에서 지우고 새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제도적 문제가 존재한다고 의문을 표하는 것 같습니다.


�‍� 또한, 매년 몇 십만 명이 증발되는 중인데, 사회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 그 상황 자체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 영상은 2019년에 제작됐습니다. 벌써 3년 전이죠. 그 전부터 제작했을 테니, 대략 2018년 후반이지 않을까요? 그럼 대략 4년이 지난 지금, 이 사회적 현상은 어떤 상황일까요? 저는 아직도 진행중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 편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대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깁니다. 다만, 한 사람이 사라짐으로써 남게 될 주변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걱정이 됩니다. 예시가 영상에 잘 나와있습니다. '남편이 갑자기 사라져 홀로 도박 빚을 해결해야 하는 부인'처럼 말입니다.


✔ 현실은 차갑고, 무거우며 갑갑하기만 합니다. 그들이 자발적 증발을 선택한 거에 대해서 많은 공감을 표시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들이 해야할 일은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합리한 일들도 많고, 나를 버겁게만 만드는 일들이 더 많지만, 작은 행복을 찾아다니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 어쩌면 이 말은 누구에게도 던지는 것이 아닙니다. 되려 저에게 던지는, 나보고 '똑바로' 들으라는 혼잣말 같은 것이겠죠. 그럼에도 짧게나마 본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행복한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이라도 힘 내시길 바랍니다. 그게 이 글은 쓴 제가 여러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말의 도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딜가든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네 존재 화이팅!'

'당신이 저로 인해 조금이나마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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