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5
✔️ 오늘은 좀 슬픈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가깝고도 먼 관계이지만, 주변 친구들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어쩔 수 없는 거 같습니다. 제가 아는 심소령은 밝고 아이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전달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수업으로 만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저의 제자들과 함께하던 모습을 자주 봤지요. 그래서 더 비탄에 빠질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 저희 집은 성남이라 15비에서 뜨는 비행기들을 자주 마주합니다. 그럴 때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며, 하늘을 쳐다보곤 합니다. 근처에서 에어쇼를 해도 나도 모르게 쳐다보고는 하지요. 혹시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요.
✔️ 매번 노후 비행기로 사고 나는 장면들을 마주할 때면, 어쩌면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닐까 하는 걱정되는 마음이 유독 강하게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제자라곤 하지만, 사실 그들과 저는 나이 차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10살 정도고, 그 이하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 제가 처음 제자로 맞이한 아이들은 64기였습니다. 그때 저와 나이 차이가 5살 정도 났을 겁니다. 지금은 제가 군대를 빠져나오며 그들과는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됐죠. 처음 화성에 F5 기종이 추락했다는 속보를 마주했을 때, '설마 아니겠지?'라는 생각부터 했습니다.
✔️ 이젝션도 가능할 거라 여겼고, 화성이라 민가와 먼 곳에 추락했을 가능성을 점쳤거든요. 그 이후에 소셜미디어를 살펴봤습니다. 잠잠해서 '아, 내가 연을 맺었던 사람들과는 관련이 없나 보다'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곧 여기저기 변화가 찾아오더군요. 이미 64기 제자들 프로필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어, 뭐라 위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노후된 기체를 바꿔야 한다 등 반영되기 어려운 말들은 쉽게 내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고자 글을 풀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얼마 전 F-35A 문제도 있었으니까요. 단지, 소중한 인재를 잃지 않기 위한 대비책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 여전히 공군(공사)에는 아는 분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들은 항상 무탈하고, 아무 일 없이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