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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Apr 13. 2022

⚱️ #07, <도자기>가 담는 것

#네이버웹툰 #<도자기> #도자기 #호연작가

취미레터 #07은 멀리서 온 편지로 뉴스레터를 대신하려고 합니다.

소중한 편지를 보내주신 분은 '손으로 무엇이든 만드는 QQJJ'


네이버 웹툰 <도자기>

작가: 호연




도자기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교과서에 외워야 했던 빗살무늬토기? 초록색 빛이 영롱한 고려청자? 아니면 박물관에서 보셨던 그릇들? 어느 쪽이든 다 도자기가 맞습니다. 사실 우리의 삶에서 도자기는 찾아보기 쉬운 편입니다. 식탁에 올라가는 그릇들도 도자기이고, 찻집에서 내어주는 예쁜 찻잔도 도자기이죠. 삶에서 무언가를 담기 위해서 쓰이는 것이 그릇이자 도자기인 것이죠.


그럼 한번 우리 박물관에 있는 도자기를 생각해봅시다. 유리벽 너머에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 항아리, 어쩌면 온전한 모습도 아니고 파편만 남아서 우리를 쳐다보는 그 도자기를 말이에요.


그 도자기들도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까지, 누군가에게 쓰였던 것들이라는 걸 생각해보셨나요? 저는 가끔 박물관에 있는 도자기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옛사람들에게 쓰이는 과정에서 과연 음식만 담았을까? 사람들의 추억과 시간도 담지 않았을까? 우리가 귀를 기울인다면 그 도자기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생각을 만화로 그린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호연 작가, 그리고 <도자기>입니다.




<도자기>는 무엇을 담는가?



<도자기>는 2007년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도자기에 대한 호연 작가의 진솔하면서도, 독특한 상상을 그려낸 만화입니다. 짧은 카툰의 방식으로, 매회마다 도자기 유물 1개와 그에 얽힌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줍니다. 음모가 도사리는 스릴러나 설레는 연애 같은 요소는 없지만, 우리도 한 번쯤 겪어볼 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순백의 도자기처럼 부담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자기>는 크게 3가지의 플롯으로 연재됩니다. 1️⃣왜 도자기가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호연 작가가 생각해보는 상상, 2️⃣고고미술사학과 출신인 작가가 설명해주는 도자기의 특성과 형태들, 그리고 3️⃣작가가 일상에서 겪었던 일과 도자기의 오버랩입니다. 초반에는 특성과 형태를 설명해주는 편이 많고, 뒤로 갈수록 작가의 일상과 도자기 오버랩이 많아집니다.



귀욤뽀짝한 그림체

<물고기씨와 호연>

<도자기>의 그림체는 기본적으로 *데포르메-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축소, 왜곡하여 표현하는 방법-로 그려져 있습니다. 작가 본인과 주변 학교 선후배들, 도자기에 표현된 동식물들이 귀여운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그와 동시에 한국화 느낌의 채색과 여백을 활용한 공간 구성이 있어, 우리 눈에 익숙한 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서는 물고기씨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상하게 다 읽고나면, 생각나는 웹툰


전체적으로 강렬한 사건이 있는 구성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읽고 나면 한 번쯤 생각이 나는 웹툰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그리움과 소소한 추억이 담겨있달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73화가 가장 그런 화였습니다. 항상 똑같은 자리에서 누워있는 학교의 고양이, 그리고 떠나간 그 사람, 마지막으로 800년째 향로 위에 앉아있는 청자기린향로로 이어지는 이미지의 연속은 문득 우리 마음속에 있는 누군가를 떠오르게 합니다.


우리를 담고 있는 우리 주변의 것들


<도자기>는 우리 주변에 스쳐 지나가는 일상을 만화로 포착합니다. 재밌게도 만화는 이젠 사용되지 않는 도자기 유물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미 스쳐 지나간 것들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흘러가는 것들을 잡아두는 것이지요. 우리가 사진을 찍는 것처럼, 작가는 자신의 삶을, 우리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지나간 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도자기>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이미 완결이 된 웹툰이기도 하고, 단행본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작가의 발칙한 상상과 그 속에서 익숙한 우리의 일상을 <도자기>를 읽어보시면서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완결 웹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도자기>에 담긴 내용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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