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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개미핥기 Jun 03. 2022

� 인간은 무엇으로부터 해방되는가?

#나의해방일지 #구씨 #구자경 #염미정 #드라마

� 한 줄 요약

- 인간이 집착했던 것을 놓는다면 그때가 해방이다.


✔️ 저의 최애 드라마 중 하나였던 <나의 해방일지>가 어제 16화를 마지막으로 종영되었어요. 잔잔하게 진행하던 작품이 갑자기 13화를 기점으로 급격히 변화를 이루어냈는데요. 13화까지 보면서도 저는 아직도 초반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이런 생각을 하며 16화로는 너무 아쉽다라는 감정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는데요. 차라리 <우리들의 블루스>처럼 20화로 구성됐으면 더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결말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했네요.


✔️ 그렇다고 16화로 끝난 것이 별로냐?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담아냈기 때문이죠.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같은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었지만, 작가의 의도가 담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요? 작가가 <나의 아저씨>를 쓴 박해영님이기 때문이죠. 충분한 의도가 숨어있다라고 판단을 할 수 있죠. <나의 아저씨>에서 이선균 배우와의 호흡도 좋았지만 이번 손석구 배우와의 호흡도 좋았던 거 같아요. 


✔️ 제가 손석구 배우를 처음 접한 작품은 <최고의 이혼>인데요. 이 작품에선 배우 이엘님과 커플로 '독특한' 역할을 했었어요. 일본 감성이 듬뿍 들어간 작품이라 그럴 수 있구나 했었죠.


✔️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손석구 배우님을 대변하는 최고의 역할을 맡아서 충분한 역할을 소화해내지 않았나 싶어요. 아 그리고 여러분 손석구 배우님은 중소기업 사장님인 거 아시나요?


✔️ 배우로 자리매김하기 전까지는 지오엠티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경영을 도맡아 했다고 해요. 여전히 지오엠티의 대표이사직함을 달고 있지만 경영에선 손을 뗐다고 하네요. 


✔️ 아 서론이 너무 길었죠? 이제부터 '해방'은 어떻게 얻을 수 있나를 살펴보고자 해요.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최대한 가려서 이야기해볼까요.


✔️ 일단 주인공은 누구인가? 작품을 본 사람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네요. 바로 염미정(김지원)과 구자경(손석구)로 보여요.


✔️ 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에 대한 근원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거든요. 염미정이 해방으로 다가가는 그 걸음 속에서 주변부들이 동시에 해방이란 무엇인지 찾아내고 있어요.


✔️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요? 가족으로부터 가장 먼저 해방되는 인물이 바로 염미정이거든요. 대표적인 장면으로 '세대원'이 아니게 되는 상황이죠. 물론 다시 돌아오긴 하지만 그로부터 해방의 방식에 대해 복선을 담아놓고 있다고 봐요.


✔️ 그럼 본격적인 해방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일반적인 사람들은 가족과 직장이라는 굴레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둘에서 멀어진다면 우리는 해방을 얻어낼 수 있죠.


✔️ 염씨 삼남매는 2가지 큰 틀에 갇혀있어요. 가족 그리고 산포. 이 둘을 하나로 다시 통합하면 '염제호(아버지)'라 할 수 있죠.


✔️ 즉, 아버지가 삼남매를 놓지 않으면 그들 모두 해방될 수 없어요. 그러다가 한 가지 계기를 맞이하게 되죠. 바로 13화에 나와요. 가족을 지탱해주는 힘, 바로 엄마의 죽음이죠. 이를 통해 가족 모두 해방을 얻어요.


✔️ 엄마가 죽음으로써 가족들이 연결돼 있던 고리가 느슨해져요. 충격이란 도구로 말이죠. 이때 염제호는 엄청난 충격에 빠지게 돼요. 엄마가 이렇게 된게 무수히 많은 '집안일'을 했기 때문이라서요. 


✔️ 그 결과 엄마는 '과로'로 죽게 돼요. 이때 엄마가 했던 일들이 가족들에게 분배가 돼요. 다들 어색해하죠. 그리고 가족들 모두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게 되죠. '무언가 출구가 필요하다.'


✔️ 엄마는 죽음으로부터 가장 먼저 해방을 이루어요. 엄마는 마음에 드는 사위를 마주한 것에 기뻐하다가, 자신이 무엇하나 해주지 못한다는 그 현실에 슬퍼하다가 그렇게 해방이 되었죠. 


✔️ 엄마는 희노애락이라 불리는 '감정'에 휩쓸려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죠. 엄마는 이를 감당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결국 놓아버리게 되죠. 삶이라는 것을 말이에요.


✔️ 그렇게 엄마는 떠나고 가족은 재정비를 하게 돼요. 현재라는 것을 마주하고, 바라보며 앞으로 무엇을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결론은 산포라는 지역에 얽매인 가족을 떠나 독립하는 것.


✔️ 아주 작은 해방의 시작이죠. 한번 만나려면 계란 후라이 중심에 위치한 노른자를 뚫고 만나야 하는 지역에서 이제, 노른자 위에 위치하게 됐어요. 아빠는 여전히 그곳에 남아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통해 해방을 이루어냈어요. 바로 자식들의 출가죠. 


✔️ 자식들이 잘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왜곡된 형테로 많이 나오긴 해요. 꾸지람이나 뜻대로 움직이길 원하는 형태죠. 이 감정을 소중히 여기던 아빠가 삼남매에게 떠나라 말하며, 그 집착으로부터 해방되죠. 두 번째 해방이네요. 


✔️ 아, 점점 이야기가 길어지는데 짧게 써볼게요. 염기정은 '결혼'이라는 집착을 떨쳐냄으로써 해방돼요. 처음에는 연애 너머 종착역이라 불리는 결혼을 통해 해방되려고 노력하죠.


✔️ 하지만 기훈의 과거사를 듣고 깨닫게 돼요. 결혼이 해방은 아니구나. 그럼 나는 무엇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가?바로 결혼에 대한 집착을 놓음으로써 해방되는 거죠. 


✔️ 바디우는 <사랑예찬>에서 연애의 끝이 결혼이라 얘기하지 않아요. 나아가 애기를 낳는 것으로도 끝이라 말하지 않죠. 단지, 애기를 낳았을 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해요. 


✔️ 그의 말에 따라 나아가면, 1. 나라는 하나의 시각에서 2. 연애와 결혼을 통해 둘의 시각이 되고, 3. 아이를 낳음으로써 셋의 시각이 되죠. 이를 하나의 정리된 진리로 통일할 수 없음을 다시 얘기해요. 


✔️ 즉, 바디우는 끝없는 사건 속에서 변화하는 '진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진리란 하나의 사건으로 봉합되지 않는다라는 프랑스 철학작 논리라고 할까요. 


✔️ 다음으로 염창희는 돈으로부터 해방돼요. 대출을 다 갚아서 말이에요. 물론, '임종'을 지키는 대표적인 인물로 등장하기도 하죠.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그리고 정원조까지, 극 중 그는 임종의 곁에 서 있는 인물로 등장해요. 


✔️ 어쩌면 작가는 염창희라는 인물의 해방을 죽음과 엮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마지막에 장례지도사 과정까지 엮어내면서 말이에요. 한편으론 보람상조 PPL을 정말 잘 풀어내는구나라는 생각도 했죠. 


✔️ 염미정은 어떨까요. 가장 먼저 해방을 부르짖었던 그녀는,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진리를 증명하려는 듯, 작품의 끝맺음을 책임져요.


"내가 사랑스러워, 마음에 사랑밖에 없어 그래서 느낄게 사랑밖에 없어"


✔️ 사실 그녀는 사랑을 믿지 않았어요. 사랑하면 버림 받았거든요. 그래서 사랑 받는 것에 대해 항상 집착을 했어요. 하지만 유일하게 구씨에게는 그러지 않았죠. 


✔️ 즉, 염미정에게 구씨는 그 자체로 '해방'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구씨를 만나면 염미정의 표정은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가득 차 있었죠. 그토록 염원하던 해방이니까. 


✔️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죠. 구씨 자체도 아직 과거로부터 해방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구씨도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해방은 염미정이란 걸 알게 돼요. 


✔️ 염미정을 향한 마음 때문에 과거로부터 해방이 될 수 있었고, 염미정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하기 때문에 알콜로부터 해방이 될 수 있었죠. 


✔️ 이로써 극 중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해방이 되었어요. 무엇으로부터? 자신이 놓지 못하고 있던 그 집착으로부터요. 더 자세하고 길게 쓰고 싶었지만, 폰으로 써야 한다는 환경적 제약과 작품을 다시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어요. 


✔️ 그래서 이번 글은 그저 쓰면서 떠오르는 것과 맞출 수 있는 퍼즐들 중심으로 썼어요. 구도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 의식의 흐름에 따른 글이랄까요? 


✔️ 아 그래서 놓친게 있네요. 해방과 환대는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이에요. 환대하기 때문에 해방이 될 수도 있고, 해방이 됐기 때문에 환대할 수도 있죠. 뭔 소리냐고요?헛소리요.�


✔️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어요. 하지만 논리적 흐름은 약하네요. 생각해놓은 것을 쓴게 아니라, 쓰면서 생각했기 때문이라 여겨주세요. 


✔️ 혹시 <나의 해방일지> 아직 보지 못한 분 계세요? 계시다면 저와 몸을 바꾸시죠. 1회씩 보며 느끼던 감정과 행복을 다시 한번 온전히 느끼고 싶거든요.� 이 정도로 제가 추천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정주행 한번 하세요. 어디서요? 넷플릭스에서요!


https://tv.jtbc.joins.com/myliberation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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