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빗소리가 좋아서

by 서원


흩뿌리는 빗소리가 좋다

바람에 실려 흩어지는

이 작은 소란이

내 귓가에 닿는 것이 좋다


'뿌드득'

'빠다닥'

쇠를 때리고 벽을 스치고

어디론가 부서지며 떨어지는



차가운 바람이 스며든다

나는

감은 눈으로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잠이 들 때까지도

그냥 열어두었다


찬바람이 밀려와

이불 끝을 들추고

빗소리가 귓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귀는 젖어 있고

몸은 이완됐으며 나른해 온다


그냥

빗소리가 좋아서

오늘 밤은 내 안에 내리는

빗소리를 품는다


그저

귀로 비를 맞으며

걷는 밤이 그냥 좋다


언젠가

이 소리가

들리지 않을지라도

그냥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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