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지나며

-별이 내려와 꽃이 되었다

by 서원



햇살이 잎사귀 사이로

조용히 내려 앉는 시간

나는 그 정원의 구석에서

작은 하늘을 발견했다


푸른 별처럼 피어난 꽃들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채

나지막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검은 나비 한마리가

그 별들 사이를

기억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꽃은 바람을 타고 흔들렸고

빛은 그 움직임 위로 물들었다


그건 단지 자연이라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장면이었다


그 정원에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시작이 있었고

그 시간은 잎마다 꽃마다

징검다리를 놓았다


나는 문득

꽃이 하늘에서 내려온

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잊힌 이의 마음이

땅 위에서 피어나고

그를 기억하는 모든 존재들이

흙과 빛을 빌려 남기는 인사


그 순간

나도 나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어떤 빛으로 남을 수 있을까


조용히 되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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