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센터로 가는 길
어제 내린 비로
더러워진 차 창문을 닦으려고
트렁크에서 걸레를 찾았다
보이지 않아 찝찝하지만 그냥
센터로 올라갔다
운동 후 샤워장에 수건을 보자
불현듯 차 창문이 생각났고
순간 마음속에서 갈등이 일어났다
"저걸로 닦으면 딱이겠는 걸?"
"수건 한 장인데 뭐 어때?"
"이 많은 수건 중 한 장 없어진다고
별 문제 있겠어?"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가며 생각했지만
바로 유혹을 뿌리치고 내 것이 아니니
가져가지 않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인간의 윤리는 보통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서 성립한다
"가져가면 안 된다"라는 생각과
그 생각을 무시하고 가져가는 사람이다
유혹을 느끼고, 고민하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결국 내려놓는다
그 과정이 바로
양심이 작동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단순히 수건을 가져오지 않아서 보다
자신의 기준을 스스로 지켰기 때문이다
사람은 가끔 아주 작은 물건 앞에서
자기 얼굴을 보게 된다
사소한 물품 같은 것들
그때 "아니야""하고
돌아설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유혹이 떠오르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윤리가 없는 사람은
유혹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유혹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잠깐 고민했고
스스로 "이건 내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
그래서 가져오지 않았고
그 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면
제대로 작동된
전형적인 과정의 양심일 것이다
양심이 있는 사람은 유혹을 느끼고
양심이 약한 사람은 유혹을 합리화하고
양심이 없는 사람은 아예 고민하지 않는다
생각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겠지만
사람의 윤리는 생각이 아니라
선택에서 만들어지기에
자기 기준을 지켰을 때 생기는 평온함
이것이 양심일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완전히 속이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사람의 마음은 항상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
어떤 진실은 너무 날카로워서
우리는 그것을 조금
완화된 형태로만 받아들일 수 있다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자기기만이라고 철학자들은 말한다
참됨이란 자신에게
단 한 번도 거짓말하지 않은 상태가 아닌
거짓을 알아차리면 다시
진실 쪽으로 돌아가려는 태도다
완전히 투명한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자기기만을 인지하고
그것을 벗어나려는 사람은
그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