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절, 이어지는 마음

by 따뜻한 나라

요즘, 세상이 예민하고 각박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되돌아 생각해 보면 나는 자주, 뜻밖의 친절을 받아왔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건네준 짧은 순간들이 내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생각하면 그때의 고마움을 그냥 흘려보낼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은 나에게 머물렀다가 다른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는 친절이 되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화는 여행에서 돌아온 그날의 기억이다. 친구들과 여행을 끝내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지하철에서 내려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그때, 어떤 남성분께서 조심스럽게 다가와 "들어드릴까요?"라고 물으셨다. 나는 괜찮다고 했지만 무거우니 도와주겠다 하셔 감사한 마음으로 도움을 받았다. 괜찮다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캐리어가 무거워서 힘들던 차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


야구장을 찾았을 때도 누 구간의 친절은 이어졌다. 그날은 햇빛이 아주 따사롭고 더운 날이었다. 나도 주변의 사람들도 더운 날씨에 조금 지쳤을 때, 내 옆에 앉아 계시던 아이 어머님께서 "음료수가 1+1을 해서 많이 사 왔어요."라고 하시며 음료수를 주셨다. 나뿐만 아니라 앞뒤양옆, 주변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셨다. 그 모습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이러한 친절은 내가 가장 당황스러웠을 때에도 이어졌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하굣길에 갑자기 코피가 쏟아졌다. 정말 후드득 떨어지는 코피에 나는 당황해서 가던 길을 가지도 못하고 멈춰 서서 손으로 코를 막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때 옆에 있던 카페에서 직원분이 휴지를 들고 내게 오셨다. 휴지로 수습하던 나를 도와주시고는, 손에도 피가 묻어 있다며 화장실까지 안내해 주셨다. 덕분에 나는 뒷수습을 하고 다시 길을 갈 수 있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건, 알바를 할 때 들었던 작은 인사들이다. 바쁘고 정신없게 일하다가도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한 마디면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특히 한 번은 단체 주문이 들어온 날, 정신없이 단체 주문을 끝내고 한 손님의 음료를 드리던 때였다. 그분은 음료를 받으시더니, 내 얼굴을 보시곤 "웃는 게 정말 예쁘네요. 수고하세요." 하고 말해주셨다. 그 말 한마디에 그날 하루 힘들었던 것들은 잊고, 마음이 벅차며 따뜻해졌다.


그 순간들이 내 마음에 남아 나도 누군가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고 싶어졌다. 요즘 나는 키오스크 앞에서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어르신이나 외국인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도와드린다. 또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올 때도 꼭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는 버릇이 생겼다. 누군가의 작은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그날 하루를 얼마나 다르게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친절이라는 건 꼭 거창하거나 대단한 행동일 필요가 없다. 그저 잠깐의 관심과 따뜻한 말 한 마디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그 행동들이 이어져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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