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담쟁이가 사람보다 낫지 싶다.
쓰레기 창고 문의 둘레를 따라서만 줄기를 뻗는다.
살길이 아닌 것을 알기에, 죽을 길이 무엇인지 알기에.
건물 그늘에 가려 제대로 된 빛 한 번 쬐지 못해도
못마땅하다 툴툴댈 힘을 모아
더욱 굳센 이파리 더욱 튼실한 열매 매달고 뜨거운 여름을 견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