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바탕치기 3

'지다'가 뭐지?

by 산바람

‘지다’가 뭘까?

꽃이 지고, 잎이 지고, 해가 지고, 달이 지지.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야.

절로 끝나가는 흐름이야.


짐을 지고, 책임을 지고, 빚을지고 부담을 지지.

짐이나 책임이나 부담 따위를 견뎌내야 하는 것이야.

일을 맡거나 맡기는 것이야.

뜻에 의해 그렇게 되는 흐름이야.

겨루기에 지고, 다툼에 지고, 싸움에 지지.

이기지 못하여 지는 것이야.

힘에 치우쳐 밀려나는 거야.

기울어지는 흐름이야.


눈물 지고, 때가 지고, 맛이 지지.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것이야.

지나가고 바뀌고 더러워지는 거야.

좋지 않는 흐름이야.

이것뿐일까?

‘꽃이 붉다’라고 말하려면

먼저 꽃이 붉어져야 하고,

꽃이 붉어져서 붉게 되어야

비로소 ‘꽃이 붉다’고 말할 수 있는 거지.


‘지다’는 어떤 것으로 드러나기에 앞서 있는 그 어떤 것이 있게 된 흐름이야.

어떤 일이나 꼴이 바뀌어서 어떤 것으로 드러나게 되는 흐름이야.

‘지다’는 흐름이기에 시간을 타고 시간 속에서 드러나지.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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