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30대는 어떤가요?

사실은, 나를 위한 위로

by 애매모호

저는 올해 30이 되었습니다. 제게 30이란 나이는 적어도 5년은 더 살아야 올 줄 알았는데, 눈치도 없이 벌써 찾아왔습니다.


20대는 마치 유아용 풀과 같았습니다.
20대 초반에는 얕고 작은 유아용 풀이 너무 작게만 느껴져 성인용 풀을 부러워하며 시간을 보냈고, 중반에는 언제까지나 이 안정감이 계속될 거라는 착각 속에서 물장난에 만족하며 수영을 배울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리고 후반에는 남들의 유아풀이 더 좋아 보인다며, 부러워하고 시샘하며 제가 가진 수영장을 소외시켰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30이 되자 갑자기 성인용 수영장에 풍덩! 제 자신이 허우적거리고 있더라구요.

마치 세상이 말하는 것 같았어요. “이제는 더 이상 안전한 유아풀은 없어. 살고 싶으면 스스로 수영을 배워라.”


10대 때에는 멋진 나의 30대를 그려보잖아요.
그 때쯤 나는 엄청 삐까뻔쩍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겠지? 손에는 커피 한잔, 귀와 어깨 사이에는 스마트폰으로 바쁘게 통화하며, 다른 손에는 가방 속 외제차키를 들고 “삐빅!” 차에 타서 멋지게 운전하며 일하는 커리어우먼의 모습을요. 당연히 자상한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드라마 주인공처럼 반짝이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글쎄요… 2025년의 30대의 저는요, 멋진 포부로 직장을 박차고 나와 5개월째 취준을 하고 있지만 도저히 미래가 안보이구요, 자동차는 물론 운전면허도 없고, 부모님의 집에서 아직 보살핌을 받으며 캥거루로 살고 있답니다. 참, 몇 주 전에는 현실과 결혼 사이에서 괴롭게 고민하다 결국 남자친구와도 이별했습니다. 이루어놓은 것도, 가진 것도 없이, 말 그대로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중입니다.


돌아보면 저의 부모님은 제 나이에 이미 가장이자 부모였습니다. 아버지는 생계를 책임졌고, 어머니는 3살 아이와 뱃속의 둘째를 품으며 하루하루를 살아내셨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간간히 들려오는 친구들의 결혼, 이직, 출산 소식에 한없이 작아지는 제 자신보다, 그 시절 부모님의 모습이 훨씬 더 대단하고 멋지게 느껴집니다. 반면 저는 제 자신이 하찮게 느껴지는 매일을 마주합니다.


당신의 30대는 어떤가요? 행복한가요? 아니면 저처럼 이렇게 불안한가요? 다들 살기 위해 열심히 허우적거리다가도, 무력함에 발버둥을 멈추고 한없이 가라앉다가, 다시 허우적거리기를 반복하고 계신가요?

제가 느끼는 이 무력감과 불안이 너무나도 고독하고 외롭고 두렵고 힘들어서 부디, 당신의 30대는 제 것보다 조금은 덜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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