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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깨가루 May 09. 2024

수능 영어, 미국인에겐 (쉬운 버전의) 수능 국어일 뿐

수능 국어와 수능 영어의 공통점은 언어를 다룬다는 것이다. 차이점은 무엇일까? 첫째, 수능 국어는 한국어로 이루어져 있으나 수능 영어는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 둘째, 수능 국어의 지문이 수능 영어에 비해 훨씬 길다는 점. 셋째, 수능 영어가 수능 국어보다 단순한 이해와 추론을 묻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공통점과 차이점에 기초하여 수능 영어를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우선 수능 국어와 영어의 공통점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하자. 수능 국어와 영어의 공통점은 "언어"를 다룬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능 영어의 점수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독해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수능 국어와 영어는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영어 독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수능 국어와는 다르게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차이점은 수능 영어는 "영어"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국어가 아니기에 우리는 영어 단어와 문법을 익혀야 한다. 영어 단어를 어떻게 외우는 것이 좋을까? 우선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워야 되는 영어 단어를 중심으로 외우는 것이 좋다. 교과서, ebs 교재, 시중 고등 영어단어집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으니 이러한 단어들을 부지런히 외워야 된다. 그런데 이왕 외우는 거 효율적으로 외우면 좋지 않을까? 암기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인 인출이 이루어지도록 외우는 것이 좋다(암기에 대해 궁금하다면 "중간고사를 잘 보고 싶(었)어요 (1편)" 참고).


방법은 간단하다. 왼쪽에 영어 단어 철자, 오른쪽에 한국어 뜻을 노트에 적은 다음(혹은 그런 영어단어집을 구매하여), 20~30개 정도의 영어 단어를 한 번에 외운다. 그다음 한국어를 가리고 영어 단어의 뜻을 한 번에 떠올릴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보도록 하자. 못 외운 단어는 다시 따로 노트에 적어서 그러한 단어들을 모아 다시 외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일 외운 단어가 다음날 모두 기억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단어를 다시 돌아가서 외우는 것보다는 진도를 나가 새로운 단어를 외우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책을 완독 하였을 때 동기부여되는 측면이 있고, 필수 영단어는 교과서, 교재 등에서 반복하여 나오기 때문에 그때 다시 복습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때 적으면서 외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쓰는 행위를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수동적으로 적는 행위에 집중하게 되어 단어를 외우기보다는 보고 쓰는 행위만 반복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능 영어는 결국 쓰는 시험이 아니고 “읽는 시험”이기 때문에, 단어 외운 결과를 확인할 때 쓰는 방법과 읽는 방법 중 후자가 “읽는 시험”에 더 상황적으로 유사하여 전이(transfer)가 되기 쉽다. (전이란 학습한 내용을 다른 학습 또는 과제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법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 문법은 문장을 구조적으로 분석하여 의미를 해석할 수 있을 정도까지 학습하면 좋다. 주어와 동사의 구분, 능동태와 수동태의 구분, 관계대명사 등 교육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제시하는 문법을 중심으로 학습하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문법 지식은 문장 독해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장을 기반으로 문법 지식을 학습, 복습하고, 다른 문장에도 적용해 보는 연습을 하는 등 문장을 읽는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문법 지식을 쌓아가도록 하자.


두 번째 차이점은 수능 영어의 지문이 수능 국어에 비해 훨씬 짧다는 점이다. 특히 많은 문제들이 한 단락으로 끝난다. 따라서 문단에서 핵심 내용을 찾는 정도의 독해가 가능하다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세 번째 차이점이 나온다. 수능 영어는 수능 국어보다 지문이 짧기 때문에 고차원적인 사고력, 논리력을 묻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단순한 이해와 추론을 위주로 답을 요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어 지문을 충분히 독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혹은 그보다 조금 낮아도 괜찮다. 수능 국어보다 영어의 순수한 지문 난이도는 낮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와 문법을 충분히 익혔다면, 영어 지문에 근거하여 답을 도출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문제 유형이 다양해 보이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공통된 원리와 능력은 (독해가 되었다는 전제하에) 지문에 근거하여 정답을 도출하는 논리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 기반하여 기출문제 분석을 해보도록 하자. "수능 국어는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글에서 밝혔듯이 수능 영어 역시 기출분석을 통해 문제 유형을 정리, 확인하고 유형별로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래 문제는 여러 유형 중 2023 대비 수능 영어 문제(빈칸추론 유형)이다. 한 번 풀어보도록 하자.


정답은 5번이다. 어떻게 풀면 좋을까?


일단 독해에 필요한 기본적인 단어와 문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단어와 문법을 모른다면 읽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단어와 문법을 안다는 것은 수험생에게 쉽지 않기에, 알고 있는 단어와 문법을 바탕으로 의미를 충분히 독해하면 될 것이다(문제를 다 풀고 복습할 때는 모르는 단어를 다시 외우는 공부를 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문의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지문에 근거하여 논리적으로 답을 도출하면 된다. 결국, 지문 독해를 한 뒤, 문제를 푸는 과정에 있어서는 국어와 다를 바 없다.



지문을 독해하여, 답을 논리적으로 도출하는 과정을 음미해 보자.


우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의식(consciousness)을 과거(past), 현재(present), 미래(future)로 구분(segregation)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문에서 설명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구분은 과거, 현재, 미래 간 명확한 관련성(your present was part of your mother's future, and your children's past will be in part your present)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음(it often works well enough)을 덧붙인다. 하지만 기후 변화(climate change)에 대해서는 그러한 구분이 상황을 호도(misleading)하고, 각 구분들의 책임감(responsibility)을 희미하게(hidden) 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지문의 요지는 기후 변화에 있어서는 구분된 시간들 간에 "명확"한 책임을 지울 수가 없고, 오히려 책임이 "흐릿"해지고 있음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14~18째 줄에 다시 정리하고 있다. 결국 14~15째 줄에 It is not that 뒤에는 "your present was part of your mother's future, and your children's past will be in part your present"에 근거하여 ⑤번 선지가, 15~18째 줄에는 "hidden"으로 표현되는 문장에 근거하여 "obscured"로 표현된 문장이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수능 영어 공부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영어 단어와 문법을 충분히 익힌다. 둘째, 문제유형 분석을 한다. 셋째, 모든 유형에 대하여 공통된 문제 해결 과정인 논리적 과정, 즉 지문에 근거하여 정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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