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야몽이가 왔어요"
오늘 새벽에 내가 아내에게 한 말이다.
우리 부부는 어제 이사를 했다.
직장 때문에 둥지를 옮겨야 해서
야몽이와 7년을 함께 살았던 집을 잠시 떠나
새 아파트로 집을 옮겼다.
다시 돌아올 집이지만
떠날 때 아내는 많이 울었다.
새 아파트 잔금을 위해 아내를 먼저 보내고
텅 빈 집을 보면서 나도 많이 울었다.
야몽이 유골은 우리와 함께 가는데
그래도 왠지 우리 애기를 두고
떠나는 마음이 들어서 많이 울었다.
어느 곳 하나 야몽이가 없는 곳이 없는 집이어서
더 그런 것 같았다.
새 집에서 자는 첫 밤.
우리는 짐을 하나도 풀지 못한 상태로 잠이 들었다.
도배를 이사 다음 날부터 해야 했기 때문이다.
새벽에 아내와 나 사이에
야몽이가 파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내 머리맡을 크게 돌아
내 왼편으로 침대를 꾸욱꾸욱 걸어가는
야몽이를 느꼈다.
우리 애기가 우리랑 같이 잘 때
항상 그렇게 움직였었다.
나는 너무 놀랐고 너무 반가웠다.
그래서 한 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내를 가만히 불러서
야몽이가 왔었다고
야몽이가 우리랑 같이 왔다고
자초지종을 이야기해 주었다.
아내는 조용히 웃으며 다행이네라고 했다.
차 센터박스에 담아둔 야몽이 유골함을
늦게라도 가서 꺼내 와야 마음이 편하겠다는
아내 말이 옳았다.
나도 아내도 새벽부터 조용히 울었다.
우리 애기 두고 온 게 아니어서 다행이야.
오랜만에 찾아와 줘서 고마웠어.
세 식구로 들어가 살던 집을 둘이 되어 나오니까
엄마도 아빠도 어제 많이 힘들었어.
<고양이는 참 엉뚱해 라며 아내는 종종 놀랐다. 햇살을 좋아하는 것 같다가도 저렇게 그늘막에 숨어 있는 야몽이를 볼 때면 특히 그랬다. 찹쌀떡 같은 앞발을 조금이라도 햇살에 노출시킬 수 없다는 듯이 라인 맞춰 그늘에 쏙 들어가 있는 야몽이. 정말 우리 애기도 참 엉뚱했다>
<야몽이는 등 무늬가 꼭 새끼 고양이를 등에 업고 있는 모양새였다. 그래서 나는 지만 한 고양이 업고 다니느라 니가 고생이 많다며 종종 놀려 주었다. 이 사진이 특히나 야몽이에게 찰싹 붙어 업혀 있는 고양이가 도드라져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야몽이의 모습이다. 어쩐지 찜질방에 와서 철퍼덕 엎어져 있는 느낌이랄까. 대감집 상전마님 같은 느낌이랄까. 어쩐지 마루와 야몽이가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했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야몽이 모습이다. 내 사진첩에는 야몽이 사진만 수천 장이다. 그중에서도 이 사진은 희귀하다. 우리 부부가 혀까묵 이라고 하는 현상이 포착된 사진이기 때문이다. 메롱하고 있는 이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고도 궁금하다. 왜 우리 애기가 혀를 저렇게 메롱하고 있는 걸까?>
<야몽이는 물건 욕심이 많았다. 뭔가 새로운 것이 집에 들어오면 처음엔 무서워하다가도 이내 다가가 꼭 자기 거라고 냄새를 묻히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것도 야몽이 꺼야!" "이 집에 있는 건 다 내 거야!" 하며 야몽이 장단을 맞춰 주었다>
<조 쥐돌이도 야몽이가 애착하는 물건들 중 하나였다. 애기 때 곧잘 가지고 놀았기에 우리 부부는 쥐돌이를 수십 마리 사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하나둘씩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사라진 게 아니었다. 야몽이가 하나둘씩 물어다 자기 은신처에 가져다 놓았던 것이다. 이사하면서 우리 애기가 구석구석 숨겨 놓은 쥐돌이들을 발견하였다. 웃으면서 울었다>
<야몽이가 호시탐탐 노렸던 식물이. 집에 식물을 들일 때는 항상 조심스러웠다. 고양이가 뜯어먹어도 되는 건지. 오래 검색하고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들였다. 야몽이는 식물이를 뜯어먹기보다 괴롭혔다. 아작아작 씹히는 식감을 좋아해서 이파리들이 남아나질 못했달까>
<이 식물이는 야몽이로부터 빨리 탈출하고 싶어서였는지. 키가 엄청 쑥쑥 쑥쑥 자랐었다. 깨끔발을 해도 잎을 씹질 못하게 되자 우리 애기는 분해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이한테 괜찮다 했지만 야몽이한테 정말 괜찮을지 마음 한 구석이 늘 불안 불안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