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한 고백

by 일조

어떤 상품을 골라서

어떻게 팔아야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내가 쓰는 글이

증명될 수 있을까?

이번 주에 이런 고민을 하면서

나는 도매몰을 골랐다.

ㅇㅇ 도매몰이라는 곳이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많았다.

"초보는 이런 데는 안 됩니다."

"이런 도매몰은 폐쇄적인 성격이 짙어서..."

"건기식 도매몰은 피하세요."

도매몰을 찾다 보니 이런저런 정보들을

정말 많이 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위탁판매라는 시장이 경쟁이 심하구나.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잡혀 있구나.

경쟁이 심한 곳에서

경쟁이 아닌 창조를 하려면

나는 어떤 테크트리를 타야 할까?

보통은 이런 테크트리를 탄다.

1) 내가 팔고자 하는 상품 말고

사람들이 찾는 상품을 찾는다.

2) 사람들이 찾는 상품을 찾기 위해

네이버 ㅇㅇ 데이터랩에 보면

월간검색어 기반으로

추천 키워드가 나오는 제품을 소싱한다.

3) 소싱된 제품을 팔고 있는 도매몰 중에서

셀러 랭킹을 체크해 보면서

안전한 셀러를 고른다.

4) 스마트스토어에 올리고

자기 블로그나 SNS를 통해 홍보한다.

처음 제품을 팔겠다고 결심했을 때 나는

나만의 비법을 한껏 발휘해 장사의 신이 되고 싶었다.

내 글이 그만큼 파는 힘이 있음을

몇 개월 안에 증명해 보일 수 있을 거라 자신했고

자만했다.

하지만 온라인셀러 시장을 공부하기 시작하고

관련된 사안들을 하나하나 파악해 보면서

나는 그것이 나의 큰 오산이고 오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피라이터로 수십 년 먹고살았던 사람이니까

사업자만 등록하고 팔기 시작하면 바로 대박 나는

그런 게 아니다.

나만의 테크트리를 만들려면

일단 테크트리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체득해야 한다.

아는 건 쥐뿔도 없으면서 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미친 징조다.

사람들이 타고 있는 테크트리는

그만큼 많이 다니는 등산로라는 것이다.

먼저 그 길을 가 봐야 한다.

그 길이 몸에 익고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때

나만의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온라인 셀러는 내가 타던 산이 아니다.

길을 하나도 모르는 낯선 산이다.

그렇다.

나는 이번 주 내내

나의 자신감을 후회했고 민망해했다.

자신 있게 브런치에 글을 쓸 줄 알았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내가 괜한 글을 썼다는 후회로 가득했다.

그래서 덜덜 떨면서

사업자명을 준비했고

내가 주로 쓰고 싶은 도매몰을

정말 조심스럽게 고민했고

대중적인 선택을 했다.

내가 겁쟁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그래서 조금 안심이 됐다.

대책 없이 망하지는 않겠구나...

나는 모든 걸 걸고 뛰어들

그럴 짬은 안 되는 사람이구나...

그렇다면 지금의 내 그릇으로는

망해도 안전할 정도로 망하겠다!

다음 주부터는

온라인셀러 병아리의 생존 일기를

올려볼 참이다.

두렵지만 이 또한 재미있겠지!

나는 배우는 걸 좋아하니까.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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