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조 Jul 06. 2024

부의 깨달음

월급에 대한 고찰 3

월급 하면 떠오르는 말들을 생각해 보자.

쥐꼬리만 한

세상 물가 다 올라도 안 오르는

빠듯한

따박따박

통장을 스치는

월급날 되면 등등일 것이다.

쥐꼬리만 한 월급

세상 물가 다 올라도 내 월급만 안 오르는

빠듯한 월급으로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이 있으니까

월급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말들에는

숨겨져 있는 괄호 안 말들이 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기엔) 쥐꼬리만 한 

(먹고살기만 하기에도) 빠듯한

(다 나갈 데가 있어) 통장을 스치는

(쓸 데가 정해져 있어) 따박따박 들어와야 할

괄호 안의 말들은 고정되어 있는 생각이다.

고정되어 있는 생각이

월급 = 쓰기 위한 돈으로 규정하고

월급쟁이인 나를

먹고살기에 필요한 돈을 버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한다.

그래서 딱

살 만큼만,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중산층 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데에만

만족하고 한 달, 또 한 달 

그 상태를 유지하며 살게 만든다.

멈춘 상태가 된다.

나는 성장을 멈춘 모든 존재는

바로 해체와 소멸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우주의 법칙이 그렇기 때문이고

나 또한 우주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쓰기 위해 들어오는 돈에는

다른 돈을 불러들일 힘이 없다.

쓰고, 사는데 급급한 사람에게는

다른 인생을 살아볼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월급을 한 달 살기에 필요한 돈이 아니라

내년의 내가 되기에 필요한 돈으로 생각했다.

그러자 전에는 꽤 만족스러웠던 월급이

터무니없이 작게 보였고

이 상황이 불편했다.

그렇게 나를 묶고 있는 사슬 하나가

떼어져 나갔다.






작가의 이전글 UX시대의 카피라이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