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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앞에 산에 진달래가 봄이 되면 참도 많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사촌동생과 나는 봄이면 날마다 학교를 다녀와서는
이산 저산을 누비고 다니며 진달래 꽃잎을 따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배는 허기가 졌고 보라색으로 변한 서로의 입술을 보며 깔깔
웃기도 하고 이산 저산을 오르내리느라 배는 더 고팠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진달래꽃을 가장 소담스레 핀 것을 골라
한아름 꺾어와서 장독대 위에 주둥이가 깨어진 항아리에 꽂았다
아침에 일어나 물도 갈아주고 정성을 드리면
며칠씩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