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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외양간을 지키고 있던 소가 없어졌다. 언제 왜 팔았는지는 모르겠다.
그 빈 외양간을 어머니께서 깨끗하게 치우시고 곡식이나 감자, 고구마를 널어 놓고는 하셨다.
그 외양간 한켠에 가마니를 깔고 작은 놀이터를 만들었다. 사촌동생과 나는 그곳에서
소꿉놀이도 하고 강아지를 업고 놀았다.
우리집은 동네에서도 뚝 떨어진 산골 외딴집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마을로 친구들을 찾아 놀러가지 않으면, 나는 늘 혼자 놀았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나는 심심하면 혼자 앞산 뒷산 솔밭에서
솔방울을 주어서 혼자 구슬치기도 하고 아니면 마당 바지랑대에다
고무줄을 묶어 놓고 고무줄 놀이도 하며 놀았다.
늘 심심하고 외로웠다. 그런 내게 유일한 친구는 강아지 였으며 벼룩이 득실거리는 강아지를
업고 안고 놀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벼룩이 옮는다고 뭐라고 하셨지만 난 그 작고 귀여운
친구들과의 놀이를 그만둘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