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조 Aug 08. 2024

크리에이터의 생각법 15

크리에이터로 살다 보면 항상 겪는 고민이 있습니다. 어떤 생각을 좋은 생각으로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인데요, 이런 선택의 갈림길을 만나면 저는 걱정과 불안을 마주하게 됩니다. 내가 잘못 고르는 것이면 어떡하지? 내 취향이 올드해 보이면 어쩌지? 내가 나의 센스와 감각을 믿을 수 있을까? 엉뚱한 생각을 발전시켰다고 공공연한 비웃음을 사면 감당할 수 있을까? 등등의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저를 엄습하곤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결국 부정적인 상황을 불러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결정을 잘할 수 있는지 배우고 익히고 검증해 봐야겠다. 그리고 몇 년에 걸쳐 테스트해 보고 효과가 있다고 느꼈던 결정하는 생각법을 공유드리려고 해요. 결정하는 생각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이런 생각입니다. ‘내가 결정하지 않겠다.’ 존재로서의 나는 정말 무결하지만, 일할 때의 나는 불완전한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그날의 컨디션, 결정을 내릴 때의 기분, 알고 있는 지식, 오랜 세월 쌓아온 관성, 몸에 밴 태도와 습관, 관계 등등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결정하지 않는 것을 제1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 대신 결정을 내려줄 무언가가 필요했죠. 두 번째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자동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자.’ 사전에 설정된 규칙과 기준에 따라 결정 시스템을 설계하고 그 시스템에게 결정을 맡겨 버리자는 생각이었어요. 내가 결정하지 않고 시스템이 결정하게 만든다. 이 생각은 저만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심리학, 물리학, 인지학 등 이미 저명한 선배님들께서도 이런 방법을 알고 계셨고 잘 사용하고 계시더군요. 힘을 얻은 저는 세 번째 생각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결정 시스템을 어떤 기준으로 설계할까?’ 저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1. 웃음이 터져 나온 생각 2. 단어 하나가 남는 생각 3. 또렷한 인상이 새겨지는 생각 4. 기분이 좋아지는 생각 5. 이걸 만들고 있는 내 모습이 상상이 되는 생각. 저는 이 다섯 가지 기준에 결정을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결정 장애로부터 생기는 모든 불안, 걱정, 사서 하는 고민 등등으로부터 많이 해방되었어요. 고르지 않은 생각에 대한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로워졌죠. 물론 시스템이라는 것이 한번 만들어놓고 평생 쓸 순 없습니다.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야겠지요. 결정 시스템을 가동하더라고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저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결정 시스템 자체도 쓰지 않겠다.’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술에 취했을 때, 무언가로 인해 들떠 있을 때, 밤새고 난 아침, 배가 아플 때, 관점을 바꿔보지 않았을 때입니다. 나는 이런 나일 때는 절대 결정을 내리지 않겠어! 이런 기준은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늘 드리는 글이 크리에이터 분들께서 좋은 생각을 고르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참 감사하겠네요.

생각의 힘을 믿어요. 당신은 해낼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크리에이터의 생각법 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