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방통을 깔았다! 아침 일찍 레미콘 차량이 들어왔고 방통을 시작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부랴부랴 현장을 찾았다. 도착해 보니 대표님께서 근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대문에 서 계셨다. 방통은 마당까지 다 끝나 있었고 하늘에서는 예보에 없던 비가 주르륵 내리고 있었다. 대표님은 원망스런 얼굴로 하늘을 보면서 “왜 예보에 없던 비가…” 하시면서 마당에 해 놓은 방통 상황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세차게 비가 내리면 방통해 놓은 것이 물거품이 되는 모양인지 수심이 점점 깊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기도가 통했는지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고 빗줄기가 점점 가늘어졌다. 대표님은 그제서야 얼굴이 펴지면서 오늘 방통은 어떻게 진행되었고 1차로 마르면 현무암을 깔 것이며 이후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제 샷시를 주문하려고 수치를 재 놓았다고 하셨다. 한 가지 변동사항이 생겼다. 원래 샷시를 KCC에서 진행하려고 했다. 그런데 전쟁 때문에 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서 브랜드가 바뀌었다. 예림에서 주문하는 걸로 변동하기로 했다. 대표님은 픽스 창은 예림이 더 잘 나온다며 틀이 다르고 유리는 똑 같다고 하셨다. 나는 샷시는 브랜드보다 시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모든 것은 기능이 먼저다. 특히나 샷시에 있어 어디 샷시냐보다 시공이 얼마나 기밀하고 빈틈없이 밀착하게 잘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방통까지 하고 나니까 철거부터 설비까지 단계가 마무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고 공사의 첫 번째 챕터가 정리된 것 같았다. 이제 두 번째 챕터다. 샷시 들어오고 벽체 정비하고 전기 들어오고 목공이 들어올 차례다. 두 번째 챕터에서도 배울 것이 쏠찬히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나저나 골목 안집이 공사하니까 골목길 사람들이 궁금한지 이 사람 저 사람 와서 보고 간다. 그리고 대표님한테 이것 좀 잠깐 봐 달라, 수리하는 김에 우리 집 이것도 잠깐만 봐 달라 부탁하는 모양이다. 대표님은 싫은 내색 없이 달라는 벽돌 날라다 주고 고쳐 달라는 보일러 수리해 주고 잘라달라는 나무 잘라주겠다고 하셨다. 고맙고 든든하다.
*우유니 사막 아니고 방유니 사막 같았다. 공사 전에는 거실 바닥이 일자가 아니어서 걸을 때마다 신경 쓰이고 불편 했는데 속이 다 시원했다.
* 집에 피부가 생기는 기분이 들었다. 모공 잡티 없이 매끈매끈하게 잘 생기기를 기도한다.
* 군데군데 크랙이 많이 가 있던 오래된 마당 바닥도 방통의 기회를 얻었다.
* 팔자에 없던 현무암 무늬까지 얻게 되었다. 마당 녀석 호강한다.
*좁은 골목길 안쪽까지 들어와 작업해 주시느라 고생 참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