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된 노후주택 리모델링 스무날째

by 일조

현장이 북적북적했다. 전기가 들어오는 날이었다. 입선이라고 하는 공정을 하는 날이었는데 전기반장님과 팀원 분들이 잔뜩 오셨다. 음악을 신나게 틀어 놓고 미리 그려 놓은 전기 도면을 보며 전기선들을 스윽 스윽 스윽 스윽 넣으셨다. 지금 사는 집에서 전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오셨던 기사님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젊고 훤칠하신 분들이 우리 집 전기선을 하나하나 따 주니까 어쩐지 전기도 활력이 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는 이사 날짜와 공사 날짜가 맞지 않아서 보관이사를 하게 되었고 한 달 정도 강원도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 한달 동안 살면서 필요한 짐들과 보관 이사 맡기기엔 불안한 짐들을 계속 나르고 있었다. 아내는 어제 오후에 강원도에 내려가서 밤 늦도록 1층 전기도면을 들여다보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3인치 등들이 너무 많이 박혀 있는 것 같아… 침대 양 옆에도 콘센트는 있어야지… 커튼 박스에 간접등을 넣으면 기본적인 무드가 잡히니까 넣어달라 해야겠어… CCTV 선은 두 군데로 빼 놔야지… 3인치 말고 2인치로 할까? … 나는 그 중얼거림을 자장가처럼 듣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 댓바람부터 카톡 카톡 소리에 잠이 깼고 밤 사이에 아내가 요구한 사항대로 업데이트된 전기도면이 와 있었다. 현장에 가 보니 그 전기도면을 펼쳐 놓고 전기 작업하시는 분들이 드릴로 여기 저기 구멍을 뚫고 색색들이 전선들을 밀고 꽂고 하고 있었다. 집이 번쩍번쩍 하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도 많이 보고 느끼고 배웠다.



* 전선들이 집 여기저기 파고드는 모습은 어쩐지 SF 영화 같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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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마다 제자리를 잘 잡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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