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된 노후주택 리모델링 열여드레째

by 일조

에어컨 선시공 작업을 하는 날이었다. 시스템 에어컨이 달려 있는 아파트에서만 살아 보았지 내가 직접 시스템 에어컨을 구매하고 설치해 보기는 처음이다. 단배관이 무엇인지 다배관이 어떤 점에서 장단이 있는지 등을 공부해서 알게 되었다. 한계 출력이라는 개념도 알게 되었다. 4대를 집에서 동시에 돌릴 일이 거의 없긴 하겠지만 동시에 돌려도 무리없으면 좋겠지 싶었다.

아파트는 실외기를 빼는 곳을 걱정할 필요가 하나 없었다 하지만 단독주택은 달랐다. 실외기를 어디에 빼야 집에서 나간 배관과 실외기가 눈에 안 들어올까를 눈 씻고 찾아봐야 했다. 뺄 곳이 마당 제일 귀퉁이 밖에 없었다. 아니면 보일러실 지붕에 올려야 했는데 그러면 대문을 열자마자 실외기부터 눈에 데빵만하게 보여서 좋지 않았다.

에어컨 선시공 작업과 더불어 지층 벽체 정리를 하였다. 진짜 벽지를 한 땀 한 땀 뜯어내는 작업이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벽에 붙어 있던 종이들을 뜯어내는 것은 -어쩌면 뜯어낸다 라기보다 벗겨내고 긁어낸다는 표현이 더 적확한지도 모르겠다- 인내와 노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작업이었다. 손으로 하는 일의 위대함을 오늘도 새삼스레 느끼고 왔다. 선시공 작업을 보고 집에 와 보니 천장에 달려 있는 에어컨이 새삼스러워 보였다. 요 매끈매끈해 보이는 천장 위로 선들이 이 방 저 방 연결되어 복잡하게 깔려 있겠구나 싶었다. 오늘도 배우고 느낀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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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들이 얼마나 많은지, 관들은 얼마나 자기 자리를 차지하는지 천장은 선과 관이 사는 또 하나의 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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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 이 집의 천장이었던 저 나무는 이제 천장 위의 천장이 될 예정이다. 나무 천장을 다 뜯어내고 천고를 더 올릴 수 있었지만 천고를 높이면 집 전체 목공 비용이 올라가는 이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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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심 끝에 정한 실외기 자리로 선이 나가고 있다. 우리 집에서 귀퉁이 오브 귀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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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지가 피부 같아 보였다. 아니지, 너무 오래되어 피부와 잘 구분이 되지 않는 각질 같아 보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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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뜯어도 뜯어도 뜯을 곳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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