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를 통제하라고

by 일조

이번 글은

보도 섀퍼 멘토님에게 받은 가르침에 대한 감사다.

먼저 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필요와 욕구를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필요해? 사!

갖고 싶어? 제일 좋은 걸로 사!

소비에 있어서 내가 가장 쉽게 하는 말이

위 두 문장이었다.

나는 뭔가를 사기 위해 시간을 쓰는 걸 아까워했다.

가장 좋은 것이면 이미 검증을 다 거친 것일 테니

그리고 제일 좋은 걸 사면

다른 걸 더 사지 않아도 될 테니

믿고 사자는 터무니없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다.

그리고 사고 싶은 것도 못 사면서 살 거면

일은 뭐 하러 하고

돈은 벌어서 어따 쓰나 싶은 마음도 강했다.

이런 내가 소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것은

소비를 통제하지 못하고 부자가 된 사람은 없다는

가르침을 본 이후부터였다.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봤다.

통제라는 표현이 낯설고 의미가 심오해 보였다.

왜 절약이나 저축이나 줄인다고 하지 않고

통제 라고 했을까?

Control.

통제라는 개념을 소비에 접목시키기 위해서 나는

소비를 통제하라는 것이 무엇인지

나만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필요했다.

내가 내린 정의는 이렇다.

첫째, 소비는 돈을 어딘가로 보내는 행위다.

둘째, 통제는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위다.

셋째, 소비를 통제하는 것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돈을 보내져야 할 곳에,

보내져야 할 만큼,

제 때 보내는 행위다.

신기하게도 소비 통제에 대해

스스로 정의를 내리고 나자

자연스럽게 소비 액수가 줄어들었다.

천 원은 돈도 아닌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쓰던 나에서

천 원을 여기에 보내면 얘가 뭘 가지고 돌아올 수 있지?로 생각하는 내가 되었다.

소비를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했던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거였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하지 않을 것을 물어보고 선택하는 것이

훨씬 빨랐고 주효했다.

예를 들어 이런 의식의 흐름이었다.

시간을 무의미한 일에 쓰지 않는다 = 게임을 하지 않는다 = 계정을 판다.

걱정을 하지 않는다 = 미래에 대한 불안을 지운다 = 보험을 정리한다.

아침에 찌뿌둥하게 일어나는 것을 하지 않는다 = 영양제 플랜을 보충한다.

줄어들거나 없어진 소비 항목들이 많아졌고

반대로 전에는 생전 돈 쓸 생각을 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돈을 보내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액수로 보면 소비 총액이 크게 줄진 않았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내 소비에 대해서

내가 통제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

각각 보내지는 돈들은 다 소기의 목적이 있고

언제나 그 목적 이상을 달성하여

나에게 되돌려 주고 있다.

무조건 소비를 줄여야겠다,

허리띠를 꽉 졸라매야겠다 하는 것과

소비를 내가 통제해야겠다는 것은

비슷한 듯 많이 다르다.

나한테는 통제가 더 효과적인 방법이었고

오래 할 수 있는 전략이다.

참! 뜻밖의 부작용이 있다.

소비를 통제하다 보면

돈이 사람처럼 보일 때가 종종 있다.

천 원이 천 명의 팔로워처럼 보여서

내 팔로워를 천 명이나 저기로 보내줘야 한단 말이야.

이 물건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나 하는 식으로

상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작용마저도 나에게는 큰 이득이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내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분들에게 내 글이 도움 될수록

보도 섀퍼 멘토님에게

충분한 감사를 표한 셈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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