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가 필요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하든지 하기 전에 준비단계가 필요하다. 마음이 먼저 생겨야 하고 몸이 충분히 풀려야 일이 잘 되어간다.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으면 속도가 나지 않을뿐더러 결과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누군가의 말을 듣거나 글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마음이 먼저 '대화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데일 카네기는 그런 준비 과정을 '중화'라고 표현하였다. 듣는 이가 충분히 중화되어야 이후에 나오는 대화에 마음이 움직이고 그럴 때 세일즈는 성공하고 연설은 감화된다 하였다. 대다수의 세일즈맨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고객 마음이 중화되기도 전에 제품을 팔려고 덤벼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나는 같은 원리를 '동기화'라고 표현하고 있다. 팔지 말고 사게 하라는 것은 나의 오랜 지론이었다. 고객의 지갑을 내가 억지로 열 순 없기 때문이다. 팔려고 덤비는 말은 항상 튕겨져 나왔다. 그래서 카피라이팅을 할 때면 어떤 말을 어떤 순서로 해야 고객과 동기화가 되는지를 계속 고민한다. UX시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어떤 과정을 생략하고 무엇을 먼저 빠르게 말해야 하는가 효율적인지를 생각한다. 나는 관심사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을 많이 선호한다. 제품 이야기는 가급적이면 맨 뒤로 미루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대 놓고 제품을 판매하려고 들이미는 것은 내 천성과 맞지도 않고 잘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화를 시작할 때는 제품에 대한 내용은 잊고 마주하고 있는 '이 사람' 에게 온전히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을 원하는지, 되고 싶은 것이 있는지, 요즘 잘 되어가고 있는지, 집중하다 보면 이야깃거리는 계속 찾아지고 꼬리를 물게 된다. 그렇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지기 전에 제품을 슬쩍 '안내'해 주고 대화를 마친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카피라이팅은 이런 대화의 흐름을 가진다. 대화할 마음이 계속 생기게끔 모든 마음을 다 쏟아붓는 것. 이것이 나의 중화 방식이고 동기화 원리다. 이 사람에 대한 관심이 먼저이고 그 마음이 언제나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