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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y Joel - Piano Man

시간을 거스르는 팝계의 장작불

by Xa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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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팝스타들 중에는

팬들에 의해서 또는 대중매체나 마케팅의 필요성에 의해,

의도적으로 라이벌 구도를 만드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한때, 흥미롭게 읽었던 책 중에 " 팝 음악사의 라이벌들 - 정일서 지음 "이라는 책인데,

팝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 읽더라도 재미있는 라이벌 구도의 팝 뮤지션들이 꽤나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라이벌이라면 빌리 조엘과 엘튼 존이 아닐까?

두 아티스트는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피아노 싱어송라이터로

이런저런 면에서 비슷한 면도 많고 비교되는 면들도 많다.


엘튼 존은 20대 초반부터 전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할만한 히트곡들을 쏟아내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반면,

빌리 조엘은 활동 초반기에 발표해 소소한 인기를 끌던 곡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가를 발휘해

1993년 이후, 30년간 새 앨범 소식도 없이, 10만 석 규모의 스타디움 라이브를 만 석 매진시키는 인기로

진정한 거장의 뒷심을 과시하고 있다.

( 2024년 1월 24일에도 옆 나라 일본의 도쿄돔에서 공연을 했다 )


1949년, 뉴욕 브롱스 출신인 빌리 조엘의 본명은 윌리엄 마틴 조엘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들이 고장 난 TV를 고치지 않아

피아노와 독서를 하며 자란 빌리는, 4살 때부터 정식 피아노 교육을 받았고

서재에 꽂힌 각종 역사서와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낭만적인 소년이었다.


어릴 적, 엄마가 즐겨 듣던 리틀 리처드, 제리 리 루이스, 레이 브라운 같은 피아노 로큰롤 맨들과

비틀스의 영향으로 록스타를 꿈꾸던 빌리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해슬리스, 아틸라라는 록그룹을 결성하여 활동하기도 한다.


그 후, 어릴 적의 많은 독서량과 일찍 시작한 피아노 실력이 합쳐지고,

밥 딜러, 캐럴 킹 등에 감명받아 솔로 싱어송라이터로 음악적 변신을 하여

1집 앨범을 발매한다.


하지만,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1집 매니저와 제작사의 실수로

원곡의 BPM이( Beat Per Minutes - 곡의 빠르기 ) 실제 녹음된 곡 보다 훨씬 빠르게 제작되어 발매된다.

이 앨범은 수정되지 않은 채 발매되어

대중과 평단의 외면을 받게 되어 묻히게 되는 불운을 겪는다.


1972년 2집 앨범 < Captain Jack > 이 발매될 때까지 LA의 한인타운에 위치한

작은 피아노 바에서 신분도 숨긴 채 생계를 위해 피아노 연주를 하며 숨어 지낸다


1. Piano Man - 앨범 < Captain Jack >


빌리의 트레이드 마크 [ Piano Man ]은

숨어 지내며 연주하던 LA의 피아노 바에서 실제로 만난 손님들의 이야기를 가사로 쓴 곡이다.

1972년 2집 앨범 <Captain Jack >에 수록되어, 그해 빌보드 25위에 오르며

빌리 조엘이 본격적인 주목을 받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준 곡이다.

지금은 빌리 조엘 하면 다들 이 곡부터 떠올리는 그의 대표곡이지만

지금의 명성에 비한다면 생각보다 큰 히트는 아니었다.


2. New York State On My Mind - 앨범 < Turnstiles >

2집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빌리 조엘은

1974년 발매된 3집 < Streetlife Serenade >에서 [ The Entertainer ]로 다시 한번 주목을 끌고

연이어 2년 뒤인 1976년에 발매된 4집 < Turnstiles >에서

[ Goodbye To The Hollywood ]와 [ New York State Of Mind ]로 다시 한번 그의 입지를 다진다.

4집에서의 두 곡은

서부지역 생활에 대한 염증과 New York에 향한 향수병을 노래한 곡인데

당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두 앨범 모두 각각 100만 장씩이 판매가 되었고

빌리 조엘의 음악적 성과 자체는 평론가들의 극찬을 듣기 시작했다.


특히, [ New York State Of Mind ]는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이후 다시 주목을 받게 되어

뉴욕을 그리워하는 뉴요커들의 찬가로 자리매김하며

그들의 향수병을 달래는 묘약으로 사랑받고 있다.


3. The Stranger - 앨범 < The Stranger >


1977년, 새로운 프로듀서 필 라몬과 함께 발매한 앨범 < Stranger >에서

첫 번째 부인이었던 ( 현재는 네 번째 부인과 행복한 결혼 생황 중 ) 엘리자베스의 생일 선물로 작곡한

[ Just THe Way You Are ]가 빌보드 싱글 차트 3위까지 오르며,

대히트를 기록하고

그래미상 올해의 노래 / 올해의 레코드상 까지,

제너럴 필드에서 두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는 쾌거를 이룬다.

이 앨범은 그해 1000만 장을 판매했고 이 기록은

같은 소속사 콜롬비아 레코드에서 1970년에 발매된

사이먼 앤 가펑클의 명반인 Bridge Over Trobled Water의 기록을 앞서는 기록으로

당시까지 콜롬비아 레코드 사상 최고 판매 기록을 가진 앨범이 된다.


이 앨범에는

개인적으로 빌리 조엘의 곡 중에 가장 좋아하는 [ The Stranger ]가 수록되어 있고,

어릴 적 엄마와 이혼한 뒤 헤어져 만나지 못하던 아빠와 유럽투어 도중 재회했을 때 만든 곡 [ Vienna ]와

[ Only The Good Die Young ], [ She's Always A Woman ] 등의 주옥같은 곡들이

포진하고 있는 그의 대표적인 히트 앨범이자 명반이다.


특히 [ Vienna ]의 가사는

길거리의 노파를 보고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빌리에게

" 모두는 자기의 방식대로 나이 들어가는 것이니 너무 안타깝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너도 너 나름의 방식대로 나이 들어갈 것이고

너무 젊은 시절부터 스스로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며 살 필요는 없다 "

는 아빠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어 지은 곡이라 한다.

2011년에 아리아나 그란데의 리메이크 곡이 주목받기도 하였다.


1978년 발매된 6집 앨범 < 52nd Street >는

빌리 조엘의 첫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앨범이 되고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다.


5. Honesty - 앨범 < 52nd Street >


히트곡으로 [ Big Shot ] [ My Life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 My Life ] 3위, [ Big Shot ] 14위 , 그리고 [ Honesty ]24위의 빌보드 싱글 차트 기록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 Honesty ]의 인기는 가히 독보적이다.


6. It's Still Rock And Roll To ME < Glass House >


연이어, 1980년 발매된 7집 앨범 < Glass House >에서

[ It's Still Rock & Roll To Me ]는 그의 첫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이 되고

이 앨범도 700만 장을 팔아치우면서 앨범 차트 1위를 장식한다.

또한 그 이듬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록 남성 보컬상을 수상한다.


8집, 9집에서의 빌리 조엘은 여러 가지 음악적 시도로 개인적인 음악적 발전에는 만족을 했지만

음악적 / 상업적 침체기를 겪는 시기였다.


7. Uptown Girl - 앨범 < An Innocent Man >


1983년 발매된 9집 앨범 < An Innocent man >은

1950-60년대의 미국 로큰롤과 솔 음악의 레트로 감성에 집중했던 앨범으로

[ Tell Her About It ]은 그의 두 번째, 싱글 차트 1위 곡이 되고

그의 두 번째 부인, 슈퍼모델 출신 크리스티를 위해 쓴 곡 [ Uptown Girl ]은

영국 싱글차트에서 최초로 1위를 한다.


이즈음, 대형 팝 아티스트들이 살아가며 한두 번은 꼭 쓴다는 치트키 같은 앨범인

" Best Album "을 1985년에 < Great Hits >로 발매하는데

2300만 장을 판매한다.


본인 스스로 여러 가지 회의적인 평가를 하는 10집 앨범 < The Bridge >을 1986년 발표했고

1989년 정규 11집 < Storm Front >를 발매한다.

이 앨범을 끝으로 1993년 12집 < River Of Dreams >까지 4년간의 앨범 발매 공백기를 가진다.

그리고 12집 이후로 지금까지 중간에 클래식 피아노 음반을 한 장 낸 것 이외에는

공식적인 정규앨범은 발매한 적 없이 30년이 지나고 있다.


8. We Didn't Start The Fire - 앨범 < Storm Front >


앨범 <Storm Front >는 7집 이후로 9년 만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며

400만 장이 팔렸고

[ We Didn't Start The Fire ]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였다.


이 곡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존 레몬과 친했던 빌리 조엘은 존 레넌의 아들인 션 레논과 잡담 중,

션 레논이 자기들 세대는 너무 힘들고 각박한데

아저씨들 세대는 낭만적이고 멋진 시절을 편하게 살아서 부럽다고 했단다.

여기에 발끈한 빌리 조엘이 자기가 태어난 1949년부터 곡을 쓴 1989년까지 있었던

미국 역사와 관련된 118가지 사건을 주요 단어로 나열하여 가사를 쓴 곡이다.


미국판 " 우리나라를 빛낸 100명의 위인들 " 같은 느낌의

역사 공부 교재를 빌보드 싱글차트 1위로 박제해 둔 것이다.

이 곡에는 미국과 정치적, 역사적으로 관련이 깊은 우리나라에 관한 단어도 4개가 나오는데

South Korea, North Korea, 판문점, 이승만 등이다.


9. THe River Of Dreams < The River Of Dreams >


앨범 < Storm Front > 이후 4년 만인 1993년에

통산 12번째 앨범 < The River Of Dreams >라는 앨범으로 돌아온 빌리 조엘은

싱글 차트 3의 /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며 500만 장의 앨범을 판매했고

이것이 자신의 마지막 앨범임을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30년간 공연만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2008년 11월 15일 현대카드 슈퍼 콘서트로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그의 영원한 맞수 엘튼 존과는 1994년 7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전 세계를 돌며 초대형 스타디움을 꽉꽉 채우는 팬들과의 공연을

"Face to Face “라는 타이틀로 장장 16년 동안 지속했다.


2024년 2월 1일, 빌리 조엘은 17년 만에 새로운 싱글

"Turn the Lights Back On"을 발표한다.

이 곡은 그의 대표적인 음악 스타일을 담고 있으며,

팬들과의 재회를 상징하는 곡이다.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 10위,

핫 100 차트 62위에 오르며 그의 건재함을 입증하기도 했다.


전성기보다 더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빌리 조멜.

76세의 나이에도 꺼지지 않을 장작불처럼

10만 명급 스타디움을 활활 불타오르게 만드는 빌리 조엘!


조심스레 새 정규 앨범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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