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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ago, Hard To Say I'm Sorry

재즈록 밴드이고 싶지만 히트곡은 모두 발라드

by XandO


1967년 결성이래,

57년간 단 한 번의 해체나 휴식기 없이 활동 중인

Jazz Rock Band이고 싶은 발라드 팝의 거인들~!


시카고를 검색하면 도시 시카고에서부터 영화, 뮤지컬 시카고,

그리고 시카고 피자는 나와도 밴드 시카고는 앞이나 뒤에 밴드를 붙여서 검색해야

이 거인들이 나온다는 의문의 1패로 이 글을 시작한다.


1967년 팀 결성이래, 단 한 번의 해체도, 휴식기도 없이

현재까지 23장의 골드 앨범 / 18장의 플래티넘 앨범 / 8장의 멀티 플래티넘 앨범

21개의 빌보드 싱글 톱 10 곡들과

미국 내 판매량 4천만 장 이상

전 세계 통산 1억 2천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미국을 대표하는 록의 거인들이다.


밴드 결성 당시에는 Big Thing이라는 이름으로 시카고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중서부 지역의 인기 클럽 밴드 익셉션스의 오프닝 무대에 서게 된 것을 계기로

익셉션스의 베이스 연주자 피터 세트라를 만나게 되고

그를 팀 내로 영입하면서 브라스 사운드가 특징적인 7인조 시카고의 틀이 완성된다.


밴드명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길다

처음 Big Thing이라는 밴드명으로

시카고에서 활동을 하다가

1968년에 LA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그리고 그들이 다니던 시카고의 드폴 대학교의 버스 노선에서 따온

Chicago Transit Authority ( 시카고 도로 교통국 )라는 밴드명으로 개명하여

첫 번째 데뷔 앨범을 발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카고 도로교통국으로부터 상표권 침해 소송에 걸리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Chicago로 이름이 정해졌다.


1.Saturday In The Park


이게! 시카고지!


시카고의 오랜 팬들은 다 아시겠지만

시카고의 사운드는 다분히 로큰롤 지향적이면서도

브라스 사운드가 강조된 펑키한 재즈록을 추구하는 밴드이다.


1972년 발매된 < Chicago V >가 이들의 첫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수록곡 [ Saturday In The Park ]가 싱글 차트 3위까지 오르는 성적을 거두며

첫 골드싱글을 달성한다.

다분히, 브라스 사운드가 매력적인 재즈 록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곡이다.


< Chicago V > 이후로도 < Chicago VI > , < Chicago VII >, < Chicago VIII > , < Chicago IX >까지

연이어 5장의 앨범이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인기를 이끌어간다.


2. If You Leave Me Now - < Chicago X >


1976년, 시카고(Chicago)는

통산 여덟 번째 앨범 [ Chicago X ]를 발표한다.
그 앨범에 수록된 발라드 곡 [If You Leave Me Now]는

이들의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대성공을 거두며,

시카고를 대표하는 히트곡이 된다.

하지만 이 곡에는 반전의 뒷이야기가 있다.
당시 앨범에 수록할 곡이 부족했던 탓에,

제작 막바지에 억지로 끼워 넣은 트랙이었다.


이렇듯 정점을 찍은 것 같던 시카고에게도 곧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밴드의 중심축이었던 기타리스트 테리 카스(Terry Kath)가

실수로 인한 총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충격을 안겼고,

이후 프로듀서이자 매니저였던

제임스 윌리엄 게르시오(James William Guercio)와의 수익 분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전체 수익 중 매니저가 51%를 가져가고,

나머지 49%를 밴드 멤버 8명이 나눴다는 사실은

팬들뿐 아니라 멤버들에게도 큰 실망을 안겼다.

게다가 연이어 발표된 앨범들이 상업적으로 부진하며 밴드는 침체기에 접어든다.

그때, 당시 떠오르던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였던

데이비드 포스터(David Foster)가 [Chicago 16 ]에 참여하며

밴드에게 큰 전환점이 찾아온다.
David Foster의 참여는 시카고의 음악 색깔을 보다 세련되고 대중적인 방향으로 이끌며,

새로운 전성기를 여는 계기가 된다.



3. Hard To Say I'm Sorry - < Chicago 16 >


데이비드 포스터의 삶을 주제로 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 Off The Record ]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당시 시카고는 데이비드 포스터와 크게 갈등을 빚으며 앨범을 완성했고

수록곡 [ Hard To Say I'm Sorry ]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두 주간 머물면서

그들의 두 번째 싱글 차트 1위 곡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제2 전성기를

애증의 데비빗 포스터와 이어간다.


4. You're The Inspiration - < Chicago 17 >

< Chicago 16 >의 대성공에 < Chicago 17 >의 성공까지 모두 축하할 일이지만

팀 내적으로는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았다

데비비드 포스터의 손을 거친 음악의 탁월함은

팀 멤버들이 모두 인정했지만

그의 음악적 방향성과 작업 방식은 늘 팀의 불화를 이끄는 주요 원인이었다

또한, 점차 팀 내에서 개인적인 인지도가 높아져 가는 피터 세트라는

솔로 활동에 더 비중을 두고 싶어 했다.


그리고, 1985년 여름 투어를 끝으로

피터 세트라는 솔로 활동을 위해 팀을 떠났고

자신의 두 번째 솔로 앨범에서의 싱글

[ Glory Of Love ]를 데이비드 포스터와 함께 한다.


5. Glory Of Love - The Karate Kid Part 2 / Peter Cetra


한창 홍콩 무술 액션 영화들이 유행하던 시절

랄프 마치오 주연의 미국판 홍콩 무술 액션 영화가 꽤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의 테마곡으로도 잘 알려진 피터 세트라의 [ Glory Of Love ]는

솔로 데뷔 후 그의 첫 싱글 차트 1위 곡이 되었으며 2주간 그 자리를 지켰다.


6. Will You Still Love Me? - < Chicago 18 >


피터 세트라 탈퇴 후 공석이 된 베이스와 메인 보컬 자리에 영입된 인물은

피터 세트라의 목소리 및 창법과 거의 흡사한 제이슨 세프가 영입된다.

그리고 다음 앨범 < Chicago 18 >에 수록된 [ Will You Still Love Me?]가

싱글 차트를 3위까지 올랐으나

앨범 성적은 차트 35위를 기록하며 전작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다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포스터도 시카고를 떠난다.


2010년, 한국에 내한 공연으로 방문한 Chcago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하여 한 인터뷰에서

데이비드 포스터와 연락은 하고 지내냐는 질문에

그 이후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것이라고 대답뿐!


그래도, 자신들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프로듀서인데

손절하고 살 정도면 꽤나 앙금이 깊었나 보다.


7. Look Away - < Chicago 19 >


데이비드 포스터가 떠나고 발매된 < Chicago 19 >에서는

전작들보다 더 풍부해진 브라스 사운드와 다양한 신시사이저 음향들을 사용하는 시도를 보인다.

앨범에 수록된 [ Look Away ]는 그들의 세 번째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곡으로 오른다.

이 곡 외에도 [ I Don't Wanna Live Without Your Love ]가 싱글 차트 3위

[ You're Not Alone ]이 10위에 오르는 등의 히트를 기록한다.


뒤로도 꾸준한 앨범 발매와 투어 일정들을 소화해 내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 Chicago.

2003년에 내한 공연을 한 바 있으며

2010년에도 두 번째 내한 공연으로 한국을 찾아주었다.


1967년 결성이래 57년간 단 한 번도 공식 해체 없이 밴드 활동을 하며

28명의 멤버 교체가 있었다.

원년 멤버는 3명만이 남아있지만

2022년까지도 꾸준히 새 앨범을 발매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


재미있는 사실은 그들의 최고 히트곡 < Hard To Say I'm Sorry >는 본인들의 스타일이 아니라며

아직도 절대, 라이브에서 연주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데이비드 포스터, 피터 세트라 이후에 싱글 차트 1위 곡인

< Will You Still Love Me? >와 < Look Away >

두 곡도 발라드이다.


브라스 로큰롤 밴드로의 끊임없는 도전이 거듭되지만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히트 곡들은 모두 발라드인 시카고.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일도 해야 하는 것이 세상살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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