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Jazz, Sun Ra. Pt 3

Space Is The Sun Ra's Place

by XandO

선 라의 음악은 처음 들으면 낯설 수 있지만,

그가 설계한 '우주의 진동' 속에 몸을 맡기다 보면

그가 왜 이토록 우주를 갈망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앨범 < Space Is The Place >의 수록곡 중 하나인 [ Rocket Number Nine ]는

[ Space Is the Place ]보다 더 짧고 경쾌해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Rocket Number Nine - Sun Ra


이 곡은 복잡한 화성보다는 단순하고 강력한 리듬과 반복되는 가사에 집중한다.

"Rocket Number Nine take off for the Planet Venus"라는 구절이 반복되는데,

마치 우주선 발사를 앞둔 카운트다운이나 승객들을 모으는 안내 방송처럼 들린다.

로우파이(Lo-fi)한 질감의 퍼커션과 베이스 라인이 곡 전체를 이끌며,

그 위로 선 라의 기묘한 신시사이저와 색소폰의 즉흥 연주가 이어진다.


[ Space Is the Place ]가 주술적인 대서사시라면,

이 곡은 아주 세련된 '우주여행용 팝송' 같은 느낌이다.

금성(Venus)으로의 초대라는 어구로

선 라는 흑인들이 고통받는 지구를 떠나 도달해야 할

구체적인 목적지로 '금성'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현실의 억압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새로운 문명으로의 이주를 의미한다.

선 라는 실제로 "음악이 우주선을 움직이는 연료"라고 믿었고

이 곡의 리드미컬한 에너지는

바로 우주선을 지구에서 성간 우주로 쏘아 올리기 위한

추진력 그 자체를 상징한다.


Lanquidity - Sun Ra


선 라의 영향력은 재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지 클린턴(P-Funk)의 우주적 펑크,

MC5의 사이키델릭 록,

심지어 현대의 라디오헤드나 플라잉 로터스 같은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들에게도 지대한 영감을 주었다.

독립 레이블(Saturn Records)을 직접 운영하며 'DIY 정신'을 실천했고,

이는 후대 인디 음악 문화의 모태가 되기도 한다.


선 라의 음악은

소리와 진동을 통한 철학과 혁명이었다.
익숙한 음악들이 가진 정형화된 선입견에 기대어

그의 소리를 해석하려는 순간,

그의 소리들은 점점 더 귀에서 멀어진다.
반대로 그가 제시한 소리의 질서, 반복, 진동에 몸을 맡기면

그가 꿈꾸며 그리던 비현실적인 풍경들이

지그시 감은 두 눈앞에 가득 펼쳐진다.


그가 다룬 소리와 진동은 음악이라는 단어로 가둘 수 없다.
그에게는 역사를 다시 쓰는 방법이었고,

철학과 존재에 관한 사고를 전파하는 수단이었다.
아케스트라는 밴드가 아니라 공동체였고,
우주는 도피처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이 감추어진 이상향이었다.


그는 소리와 진동으로 이야기한다.

지금까지의 세계가 실패였다면,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그가 남긴 소리들이 여전히 우리들에게 낯설게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갈망하던 그 우주에

우리는 아직도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