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s Davis, Pt 3

내일을 연주한 재즈의 혁명가.

by XandO

마일스는 프리재즈가 꿈꿨던 코드의 제약 없는 연주와

대중적인 록 음악의 비트와 전자 악기를 통해

현대적인 세련미를 가미한 퓨전재즈의 시대를 연 혁명가이다.

마일스 데이비스 음악의 신세계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그의 70대 노년기에 접어든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당대의 최첨단 사운드였던 디지털 신디사이저, 시퀀싱,

그리고 힙합의 영역까지 발을 넓혀

현대적인 요소들까지도 모두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Tutu - Miles Davis


1986년에 발매된 이 앨범은

마일스가 워너 브라더스로 이적한 후 발표한 첫 앨범으로,

80년대 디지털 사운드가 어떻게 재즈와 융합할 수 있는지를 들려준 구체적 사례이다.

당시 유행하던 신디사이저와 드럼 머신 프로그래밍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1980년대, 퓨전재즈계의 거장이 되어 버린 프로듀서이자 베이스연주자

마커스 밀러(Marcus Miller)가 거의 모든 악기를 프로그래밍하고

마일스가 그 위에서 차갑고도 날카로운 트럼펫 솔로를 얹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당시 60세였던 마일즈는

"재즈는 박물관에 있는 음악이 아니다"라며

전통 재즈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나이의 절반도 안 되는

20대 중반의 마커스 밀러(당시 약 27세)에게

앨범의 전권을 맡기는 파격을 선보인다.

이 앨범으로 마일즈는 1987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재즈 솔로 연주상'을 수상하며,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트렌드를 선도하는 현역 아티스트임을 증명했다.


앨범 커버 속 마일즈의 강렬한 클로즈업 사진은

60세 재즈 거장의 카리스마를 고스란히 담아내어,

음악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 Tutu >는 60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현대적인 사운드(신시사이저, 드럼 머신 등)를 적극 수용한,

마일즈 데이비스의 '영원한 현역'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의 1986년 앨범 < Tutu >는

단순히 한 장의 음반을 넘어,

마일즈가 젊은 천재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전권을 위임하며 재즈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 Tutu >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물로,

당시 20대였던 마커스 밀러는

이 앨범의 작곡, 편곡, 프로듀싱은 물론

베이스, 클라리넷, 색소폰, 신시사이저 등 거의 모든 악기를 혼자 연주했다.

마일즈의 밴드 멤버였던 그를 눈여겨본 마일즈와 제작자 토미 리퓨마가 그에게 이 앨범의 전권을 맡겼다.

이 앨범의 성공으로 마커스 밀러는 '단순한 베이시스트'에서

'세계 최고의 프로듀서이자 멀티 악기 연주자'로 격상되었고

이후 그는 마일즈의 가장 중요한 음악적 동반자가 된다.


또한 < Tutu >에는 마일즈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한 동시대의 많은 젊은 신예 음악가들이 대거 등장한다.

[ Backyard Ritual ]을 작곡 / 프로듀싱한 조지 듀크는

전자 악기와 재즈를 결합해 마일즈와의 긴밀한 호흡을 보여주었고,

폴란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미할 우르바니아크는 [ Don’t Lose Your Mind ]에서

일렉트릭 바이올린을 전면에 내세우며 재즈에서는 흔치 않은 이례적인 색채를 더했다.

신시사이저와 프로그래밍을 담당한 아담 홀츠먼과 제이슨 마일스는

앨범의 전자 사운드 구조를 설계하며

이후 마일즈 밴드와 1980년대 재즈 퓨전 사운드의 핵심 인력으로 성장한다.


여기에 비주얼 아티스트 이시오카 에이코가 담당한 커버 아트는

그래미 < Best Album Package >를 수상하며

음악 외적인 영역에까지 앨범의 정체성을 확장시킨다.

이후 마커스 밀러는 2010년 전후 < Tutu Revisited > 투어를 통해

크리스찬 스콧, 알렉스 한, 루이스 카토 등 차세대 연주자들을 기용했고,

이들은 현재 재즈 신에서 중심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흐름을 종합하면 < Tutu >는 단일 음반을 넘어,

음악 / 기술 / 비주얼과 세대교체가 함께 얽힌

하나의 혁신적인 재즈 새로운 세계관으로까지 그 의미가 확장된다.


[ Tutu ]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권 운동가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에게 헌정된 곡었다.

당시 전 세계적인 화두였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 철폐 운동,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반대에 대한 그의 강력한 정치적 지지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1980년대 중반은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다.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비폭력 반대 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198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존경을 받고 있었다.

평소 흑인 인권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에 민감했던 마일즈는

투투 대주교의 용기 있는 행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원래 이 곡의 가제는 [ Perfect Way ] 또는 다른 이름으로 불릴 예정이었으나,

앨범의 실질적 프로듀서였던 마커스 밀러와 마일즈는

이 앨범이 단순한 음악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기를 원했다.

마커스 밀러는 마일즈의 의중을 읽고,

투투 대주교의 이름을 제목으로 제안한다.

마일즈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앨범 전체가 인권과 자유를 상징하는 작품이 되었다.

마일즈의 이런 행보는 다음 앨범인 < Amandla >(1989)로 이어진다.

" Amandla "는 아프리카의 줄루어로 '힘(Power)' 혹은 '자유'를 뜻하며,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시위의 구호인

"Amandla Ngawethu(우리에게 힘을)"에서 따온 제목이기도 하다.

즉, 마일즈는 < Tutu >를 통해 흑인 영웅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 Amandla >를 통해 그 투쟁의 정신을 완성하고자 했던 것이다.


"나는 정치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안다.

투투 대주교는 옳은 일을 하고 있었고,

나는 내 음악으로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그는 음악적 혁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하는

거장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Mr. Pastorius - Miles Davis


마일즈 데이비스의 1989년 앨범 < Amandla >는

전작인 < Tutu >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훨씬 더 따뜻하고 유기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는 수작이다.

마커스 밀러와의 마지막 스튜디오 협업작이기도 한 이 앨범에서

< Tutu >의 디지털 사운드를 계승하면서도

좀 더 풍성한 밴드 사운드와 아프리칸 리듬을 가미한 앨범이다.

훨씬 따뜻해진 디지털 사운드와 당시 유행하던 고고(Go-go) 비트 등

80년대 후반의 팝적인 감수성이 재즈라는 장르 안에 고스란히 녹여낸다.


특히나, 앨범 후반부에 수록된 [ Mr. Pastorious ]는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일즈 후기 커리어에서 가장 감동적인 곡 중 하나이다.

앨범 녹음 전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베이시스트 자코 파스토리우스(Jaco Pastorius)에게 바치는 헌정곡으로 80년대 마일즈의 곡답지 않게 정통 스윙 재즈(Swing) 리듬이 가미되어 있지 않다.

마일즈의 오랜 동료였던 드러머 알 포스터(Al Foster)의 연주와

마일즈의 서정적인 트럼펫이 어우러져,

마치 자코를 추억하듯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이 압권이다.


The Doo Bop Song - Miles Davis


마일스의 유작이자,

재즈 거장이 힙합(Hip-hop)을 공식적으로 끌어안은 전설적인 앨범이다.

특히, 마일스의 후기 음악인생에서 마커스 밀러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힙합 프로듀서 이지 모 비(Easy Mo Bee)와 협업하여 제작되었다.

재즈의 즉흥 연주와 힙합의 샘플링, 랩, 거리의 비트가 결합된

'재즈 랩(Jazz Rap)'의 선구적인 작품이다.

마일스는 당시 거리에서 들리는 힙합 리듬이

과거 재즈가 가졌던 본능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의 트럼펫에 힙합 비트를 입혀줄 적임자를 찾았고,

그렇게 발굴된 인물이 당시 떠오르던 프로듀서 이지 모 비였다.

1991년, 마일즈는 이지 모 비의 스튜디오를 직접 찾아가 작업을 시작한다.

앨범 작업 도중 마일즈가 사망하면서 앨범은 미완성으로 남을 뻔했으나,

이지 모 비가 마일즈의 기존 미공개 트럼펫 연주들을 샘플링하고 비트를 입혀 완성해

결국, 1992년 세상에 발표된다.

이 앨범으로 마일즈 데이비스는 사후에

그래미 어워드 < 최우수 재즈 솔로 연주상 >을 수상하게 된다.


마일스는 죽기 직전까지

"어제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라며 변화를 멈추지 않았다.


Mystery - Miles Dav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