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 스톤 선정 500대 명반 1위, 지금은 아님!
1966년 3월, 존 레넌은 영국 잡지 [ Evening Standard ] 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종교에서 점차 멀어지고
대중문화, 특히 비틀스와 같은 밴드로 그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기독교는 쇠퇴하고 있습니다. 사라지고 없어질 것입니다.
논란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예수보다 더 인기 있습니다."
라는 망언으로 팀 해체설이 나돌 정도의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비틀스의 [ Rubber Soul ]과 [ Revolver ] 앨범은 당시로서
록음악계에서는 물론, 대중음악 전체 시장에 혁명적인 충격이었다.
특히나,
[ Surfin' U.S.A ]로 유명한 비치보이스의 리더인 브라이언 윌슨은
당시, 한창 스튜디오 녹음의 미학과
프로듀서 필 스펙터의 [ Wall Of Sound ] 기법에 매우 심취해 있었다.
특히나 비틀스의 [ Rubber Soul ]과 [ Revolver ] 앨범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비치 보이스는 해변가의 흥겨운 비치음악이나 연주하던 밴드의 이미지를 버리고
[ Pet Sound }라는 또 다른 명반을 만들어 내게 된다.
브라이언 윌슨은 [ Rubber Soul ]에서 받은 충격을 같은 음악이 아닌
같은 수준의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질투심으로 [ Pet Sounds ]를 완성시켰다.
그만큼, 비틀스의 새로운 음악과 음악적 / 앨범 기획의 콘셉트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The Beach Boys의 [ Pet Sounds ] 앨범에 충격을 받은
폴 맥카트니는 모든 콘서트 밴드로서의 스케줄을 중단하고
다음 앨범 기획에 들어간다.
매우 보수적인 성향의 잡지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대중음악 잡지 [ 롤링 스톤 ]의 세계 500대 명반리스트는
매우 흥미로운 데이터이다.
2003년에 처음 발표되었으며,
이후 2005년, 2012년, 2020년, 2023년에 걸쳐 총 네 차례 개정되었다.
2020년 개정판에서는 Marvin Gaye의 앨범 [ What's Going On ]이 1위를 차지하기 전까지
줄곧 차트의 1위는 비틀스의 [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 ]였다.
물론, 당시 선정위원들이 지극히 보수적인 록음악 위주의 선호도를 가진 이들이었으며
1960-70년대, 영국 록 음악의 향수에 젖어
특정한 선입견이 있는 위원들로 구성되어있었다는 비판은 어쩔 수 없지만
당시의 분위기로는 어느 정도 위 결과를 수긍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1965년 말까지 이어진 투어에 지칠 대로 지친 비틀스는
전면적인 투어 은퇴를 선언하고
1966년 11월 24일, 애비로드 스튜디오를 위한 무제한 예산을 확보하고
기한 없는 일정의 녹음 작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난, 1967년 여름에 그들의 역작인
[ Sgt.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 ]를 들고 나온다.
비틀스의 명곡은 무엇이냐? 는 질문에 여러 가지 답이 있을 수 있다.
[ Yesterday ] [ Hey, Jude ] 또는 [ Strawberry Fields ]등등
물론,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의견들은 모두 다르다.
그중에서 어떤 이들은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을 장식하는
[ A Day In The Life ]를 꼽은 이들도 있다.
대중음악의 형식적인 미학을 완성하였으며
존 레넌과 폴 맥카트니가 각각 따로 써둔 미완성 곡 두 개를 절묘하게 합쳐 완성한 곡이다.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은
이 곡을 듣고 { Pet Sounds }의 후속 앨범인 [ Smile ]의 작업을
중도에 포기했다.
진정한 비틀스의 팬이 되는 첫 관문과도 같은 곡이라는
[ A Day In The Life ]에는 재미있는 편곡에 얽힌 에피소드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존 레넌이 쓴 앞부분과 폴 맥카트니가 쓴 뒷부분이 너무 이질적이라서
두 부분을 연결하기 위한 중간 부분 24마디를 남겨놓고 고민하던 차에
조지 마틴은 40인조 오케스트라 멤버들을
아무런 언지도 없이 애비로드 스튜디오로 부른다.
그리고, 입장할 때 가면무도회 같은 분장 소품들을 나누어 줬다고 한다.
( 위의 뮤직비디오에서 볼 수 있다. )
아무런 악보 없이,
각자의 악기로 낼 수 있는 가장 낮은음에서부터 가장 높은음까지
점차 음을 올려가며 24마디를 연주해 달라는 주문을 하여 4번을 녹음한 뒤
한 군데로 합쳐서 160인조 오케스트라의 효과를 만들어냈다.
그것이 중간 간주에 한번 그리고 뒤에 엔딩 부분에 나오는
오케스트라 편곡 사운드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이것도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과 관련된 이야기인데
이 곡, [ A Day In The Life ]의 종지는
피아노의 웅장한 코드 종지로 끝난다.
끝부분 160인조 오케스트라의 종지가 끝나고 잠시의 정지후
세대의 그랜드 피아노로 E코드를 천둥과 같이 동시에 연주한 후
1분간 그 반향을 마이크에 담는다.
이 웅장한 종지는 현대 대중음악의 종지중 가장 완벽한 종지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음향적이나 음악적인 면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비틀스는 이 종지를 통해서 비치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스에게
너희들은 이제 우리와는 비교가 안돼!라는 마침표를 찍어주는 종지를 의미했다고 한다.
실제로, 그렇게 비치 보이스의 [ Smile ] 앨범 작업은 미완으로 중단되었다.
[ A Day In My Life ] 외의 곡들은 매우 잘 다듬어진 흥겹고 아름다운 팝들이 많아
3200만 장이 팔려 나간 앨범으로
상업적으로도 비틀스의 음반 중에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이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곡은 [ She's Leaving Home ]이다.
이 곡의 반주도 클래식 현악 연주가 인상적인 곡이다.
조지 마틴의 부재 시에 대리 고용된 마이크 린더가 편곡한 버전으로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레드 로렘은 슈베르트의 필적할 만한 곡이라 칭송하였고
당시, 뉴욕 필하모니의 상임지휘자였던 레너드 번스타인도
앨범 전체에 대하여 바흐의 푸가에 필적할만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의 첫 앨범인 [ Please Please Me }의 녹음을 위해서는
25시간의 작업과 400파운드의 제작비를 들인대 비해
[ Sgt. Pepperes Lonely Heart Club Band ]는
첫 앨범 녹음시간의 30배에 가까운 700여 시간의 공을 들였으며
제작비는 400파운드의 60배가 넘는 25000파운드를 투자한 대작을 제작하는
월드 클래스 록밴드로 성장한 것이다.
전체적인 앨범의 곡 구성이나 장르적인 다양성, 음향기술의 혁신적인 시도들에 총집합되어
만들어낸 20세기 최고의 앨범 중 하나라는 의견에는 큰 이견이 없는 앨범임을
롤링 스톤 잡지의 순위가 대변해 준다.
이 시기에도 비틀스는 LSD약물에 매우 심취해 있던 시기임을 보여주 곡이
[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곡의 이니셜을 보면 노골적으로 L.S.D를 암시하고 있으며
곡의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사운드로 구현하기 위하여
정상적인 악기소리와 다른 빠르기로 구현하고
3개의 다른 조로 구성하여 편곡함으로
현실과 꿈을 오가는 곡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1970년대, 박정희 군부독재 정권시절, 검열에 의해
이 앨범의 백미인 [ A Day In The Life ]와 [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는
환각음악이라는 이유로 앨범에서 적출되어 발매된 적도 있다.
당시, 국내에서는 팥을 뺀 팥빵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웃지 못할 이야기이다.
1960년대에 새롭게 대두되던 사회 / 문화적 기류와 젊은이들의 탈권위적인 문화를
비틀스는 기성문화 전반에 대한 가치에 저항하며
그들만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음악적 상상력을 통해
[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 ]라는 앨범 한 장 안에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