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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tles, Part 10.

3명의 천재와 1명의 드러머.

by XandO

[Abbey Road] 비틀스의 마지막 걸작

[Abbey Road]는 비틀스의 비공식적인 마지막 앨범이자,

공식적으로는 11번째 앨범으로 알려져 있다.

12번째 앨범인 [Let It Be]가 마지막 앨범으로 간주되는 이유는 발매 시점에 기인한다.

하지만 실제 녹음 순서를 기준으로 본다면, [Abbey Road]가 진정한 마지막 작품이다.

[Let It Be]는 이미 녹음을 마쳤으나,

여러 사유로 편집이 지연되면서 [Abbey Road] 발매 이후

마치 앵콜 공연이나 커튼콜처럼 세상에 나왔다.

따라서 [Let It Be]는 시간상의 마지막 앨범일 뿐,

창작의 순서로는

[Abbey Road]가 진정한 비틀스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Yellow Submarine] 비틀스의 열 번째 앨범

화이트 앨범 이후, 비틀스는 열 번째 공식 앨범으로 [Yellow Submarine] 애니메이션의 OST를 발매했다.

그러나 이는 이전에 발매되었던 [Magical Mystery Tour] OST와는 대조적인 평가를 받았다.

[Yellow Submarine] OST는 정식 앨범으로 분류되었음에도 완성도 면에서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반면, 애니메이션 자체는 꽤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앨범에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실험적인 녹음 방식이 도입되었지만,

음반 자체의 평가는 냉담했다.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신곡이 단 4곡에 불과했으며,

이전에 발매된 곡들을 짜깁기 방식으로 포함한 구성이었다.

이러한 점은 대 비틀스의 열 번째 정식 음반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한편, 2016년에 레고에서 [Yellow Submarine] 세트를 발매했다.

이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큰 화제를 모았고,

필자 역시 이를 구입해 소장 중이다.

9년째 어수선한 책장을 지켜주고 있는 이 레고 세트는

애니메이션과 앨범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이제는 [Abbey Road] 브릭 세트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1976년, 비틀스가 주로 작업하던 EMI 스튜디오는 [Abbey Road]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 명칭은 비틀스의 11번째 공식 앨범이자 마지막 걸작인 [Abbey Road]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 앨범의 자켓은 스튜디오 앞의 건널목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자켓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이 이미지는 비틀스 팬들에게 성지와 같은 의미를 부여하며,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EMI 스튜디오를 방문해 이 건널목에서 사진을 찍는 순례를 즐긴다.


[Abbey Road]는 단순히 자켓만으로 주목받은 것이 아니다.

이 앨범에서는

특히 조지 해리슨의 작곡 능력이 빛을 발했다.

그는 이 앨범에서 [Something]과 [Here Comes The Sun]이라는 두 곡을 통해

자신의 독보적인 음악적 역량을 입증했다.

이 곡은 비틀스 최초로 존-폴 듀오의 작곡이 아닌 곡으로

미국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1. Something


비틀스의 곡 중 [Yesterday]에 이어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곡으로 손꼽히는 이 곡은

프랭크 시나트라와 마이클 잭슨조차도

존-폴 듀오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틀스가 해산되지 않았다면, 조지 해리슨의 작곡 실력은 더욱 빛을 발하며

한층 아름다운 곡들을 만들어냈을 것이라는 평가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2. Here Comes The Sun


조지 해리슨은 절친이자 희대의 연적인 에릭 클랩튼의 집 정원 공사를 돕던 도중

내리쬐는 태양에 감명을 받아 이 곡을 썼다고 한다.

제5의 비틀스라 불리는 프로듀서 조지 마틴은 이 곡을 비틀스 최고의 곡으로 평가했으며,

당시 최신 전자악기였던 무그 신디사이저의 감각적인 활용이 돋보이는 명곡으로 손꼽힌다.


후에 비틀스에 대한 재미있는 코멘트가 있다.

"Lennon was the Soul of Beatles

Harrison was the Spirit,

Paul was the Heart

and Ringo was the drummer."


이 코멘트는 "3명의 천재와 1명의 드러머로 이루어진 비틀스"라는 농담으로 해석되곤 한다.

하지만 비틀스 멤버들은 링고 스타가 아니었다면

비틀스는 10년의 세월을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의 대인배다운 인격과 따뜻한 성품은 비틀스를 단단히 결속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앨범의 뒷면은 그 유명한 [ Abbey Road Medley ]가 실려있다.

[ You Never Give Me Your Money ]로 시작하여 [ The End ]로 끝나는 15분간은

록음악으로 쓴 서사시이다.

한 곡씩 감상한다면 개별적인 곡들로 연관성을 느껴지지 않지만

한 번에 연결하여 집중하여 감상한다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곡의 전환과

곡의 흐름의 변화 및 계산되어 통일된 전체적 음색 및 편곡 분위기

그리고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전개방식까지

록음악으로 만들어 낸 드라마틱한 음악적 서사를 만들어 간다.


비틀스 음악의 예술적 집약이라고까지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될 수 있다면 여유로운 시간에 집중하여

한 호흡으로 감상하시기를 적극 추천드린다.


가끔씩 이 위대한 메들리 중에 한곡만 듣고 싶은 곡이 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인 [ Carry That Weight ] 바로 전곡인

[ Golden Slumber ]이다.


3. Golden Slumber


이 아름다운 자장가는 폴 맥카트니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 Abbey Road ] 앨범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원곡은 메들리로 연결하여 듣는 것을 추천드린다.

이 곡만 따로 듣고 싶을 때는

중저음의 허스키한 음색으로 부르는 두아 리파의 버전을 자주 찾아 듣는다.




[Abbey Road]는 전작인 화이트 앨범의 방대한 음악적 실험과 결과물을 응축하여,

마치 엑기스처럼 정리한 명반이다.

이는 단순히 비틀스 최고의 앨범으로 평가받는 것을 넘어,

현대 대중음악사 전체에서 가장 위대한 명반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전까지의 비틀스는 네 명의 혈기왕성한 천재들이

파격적인 음악적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창조해 낸 음악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Abbey Road]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 있다.


그들의 원숙함은 대중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음악적 도전과 실험 정신을 오롯이 담아냈다.

이는 단순히 음악이 아닌 예술의 경지에 이른 대가들의 작품으로 평가할 만하다.

[Abbey Road]는 비틀스가 남긴 유산의 정점이다.


그들의 천재성과 조화로운 완숙함이 빚어낸 이 앨범은 단순히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넘어,

대중음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역사적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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