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하고 위대한 밤
1985년 1월 28일 밤, 로스앤젤레스의 A&M 스튜디오에
미국을 대표하는 팝 스타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자선 프로젝트를 위한,
아주 특별한 밤이 되기 위하여.
[ We Are The World ]라는 곡 제목처럼,
그들은 음악으로 세상을 향한
위대한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곡을 쓰고,
퀸시 존스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실현 가능했던 진짜 이유는,
당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시상식을 앞두고
모든 아티스트들이 로스앤젤레스에 모여 있었다는 ‘기똥찬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단 하루. 그 하루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녹음실 안에서는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브루스 스프링스틴, 밥 딜런, 다이애나 로스 등
팝음악사의 거인들이 각자의 파트를 부르며
아프리카의 난민들을 걱정하는 그들의 진심을 담았다.
그 진심은 음악을 통해 전달되었고,
[ We Are The World ]는 전 세계 2000만 장 이상 판매,
수익금 전액은 에티오피아 기근으로 고통받는 난민들에게 전달되었다.
하지만 미국보다 한 발 앞서 움직였던 건 영국이었다.
1984년 11월, 런던 노팅힐의 스튜디오에서
밥 겔도프와 미지 우레가 중심이 되어 제작된
[ Do They Know It's Christmas? ]는
영국 아티스트들이 단 하루 만에 녹음해
그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휩쓸었다.
이 곡은 영국 차트 1위를 기록하며,
당시 캐럴 시장을 야심차게 노리고 있던 Wham의 [ Last Christmas ]를
만년 2위로 눌러 앉혔다.
Wham에게는 다소 아쉬운 결과였겠지만,
그 프로젝트의 의미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참고로 Wham의 [ Last Christmas ]는
무려 36년 후인 2021년에야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며
그 긴 기다림을 끝냈다.
Band Aid의 성공은 더 큰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이듬해인 1985년 7월, 영국 런던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는
전설로 남은 공연, Live Aid가 개최된다.
지구 반대편에서 동시 진행된 이 공연에는
Queen, U2, Elton John, Madonna, Led Zeppelin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한편, 그 시대, 1980년대를 대표하며 대중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던
헤비메탈 뮤지션들은 위의 두 자선 프로젝트에서 아무도 찾아볼 수 없다.
어떤 이들은 “배제된 장르”라고 말했고,
어떤 이는 단지 “성격이 안 맞았을 것”이라 했지만,
사실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1986년, 로니 제임스 디오를 중심으로
헤비메탈 뮤지션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든
“Hear N' Aid - Stars” 프로젝트는
당시 록 씬의 대표적인 보컬과 기타리스트, 드러머 40여 명이
서로를 존중하며, 무척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날카로운 이미지와는 달리,
이들이 만든 노래 역시
세계를 위한 따뜻한 마음을 담은 진정한 자선 프로젝트였다.
2019년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다.
거리를 멀리 두고, 마음마저 움츠러들던 그 시기.
한국의 아티스트들도 함께 노래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상록수 2020”.
원곡자 양희은의 곡을 작곡가 김형석이 새롭게 편곡했고,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따로 녹음했음에도
마치 한자리에 모여 부른 듯한 감동이 느껴졌다.
그 노래는 코로나라는 시대적 어둠 속에서
작은 위로가 되어주었다.
음악은 사람을 살릴 수 없다.
빵을 만들어내지도, 약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음악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연대의 언어다.
그것은 자칫 이기적인 생각으로 찌들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를 내려놓고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노래한 순간들로 증명되었다.
We are the world.
Do they know it’s Christmas?
Stars,
상록수,
음악은 언제나
우리를 이어 줄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