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영화 좋아하세요.

영화 <시네마 천국>

by 그린

<시네마 천국>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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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키워준 극장의 기억,

그 공간에 깃든 사랑과 상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영화에 대한 마음.


살바토레는 왜 영화를 좋아했을까.

그 마음은 일종의 '향수'와 비슷하다.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감정.

이유를 찾기 보다, 그저 끌리고 좋아서 멈출 수 없었던 마음.


그렇게 영화를 끔찍이 사랑한

한 청년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 영화계가 떠올랐다.


한국 영화계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대로면 망한다고들 한다.

올해 천만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었다.

좋은 영화가 없어서가 아니다.

단지 우리가 멀어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방법이 딱 한 가지라고 믿는다.

한국 영화계가 살아나려면

우리가 영화를 좋아해야 한다.

다시 영화를 사랑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영화관 관객 수는 폭락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1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영화관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1억 2,313만 명이었다. 이는 2023년보다 201만 명 감소한 수치다. 올해는 더 나쁠 전망이다.


나 역시 작년까지만 해도 영화관에 거의 가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가기 귀찮다. ott로 침대 위에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수천 편에 달하는데 굳이 극장까지 가야 하나? 게다가 티켓값도 비싸다. 평일에는 1만 4천 원, 주말에는 1만 5천 원을 내야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다. 충분히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극장 3사가 왜 티켓값을 내리지 않는지는 의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극장을 멀리했다. 지금 생각하면 전부 핑계였다.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 분명 존재한다.

스크린으로 보는 맛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그 맛을 조금이나마 아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맛을 한 명에게라도 알려주고 싶다.

제작사도, 배급사도, 감독도, 배우도 아닌

오로지 관객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다.


1) 스크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몰입감

F1 더 무비를 극장에서 4DX로 보았다. 끝나고 나서 몇 번이나 재밌다고 말했는지 모른다. 작은 화면이었다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감정이었다. 재개봉한 반지의 제왕을 돌비 시네마에서 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길다는 체감은 있었지만 지루함은 없었다. 화질과 사운드에 압도되었을 뿐이다. 광활한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이야기는 우리를 깊은 곳으로 끌고 가서 이전까지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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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훌륭한 감정의 도피처

스크린 속 새로운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몰입한다. 그의 삶을 살고, 그의 시선에서 웃으며, 그의 마음으로 울기도 한다. 쉬운 현실은 없다. 누구나 각자만의 고민과 어려움을 갖고 산다. 그런데 영화관에서는 나를 잠시 내려놓고 다른 이의 삶을 살아본다. 이보다 더 좋은 감정의 도피처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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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훌륭한 생각거리

어떤 영화는 끝나고도 머릿속에 오래 남아 여러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은 왜 그렇게 했을까? 감독은 왜 이런 결말을 냈을까? 이 내용은 뭘까? 어떤 의미일까 혹은 어떤 상징일까? 나는 누구일까? 내 삶은 지금 어디에 와 있을까? 왜 울었을까? 왜 웃었을까? 이런 질문들은 우리의 내면에 고요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기도 한다. 때론 훌륭한 자극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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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훌륭한 토크 거리

영화의 또 한 가지 매력이다. 다 보고 난 후 서로의 후기와 감정을 나눌 수 있다. 이 부분은 좋았고, 이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고 말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어땠는지, 좋은 건 왜 좋았고 아쉬운 건 왜 아쉬웠는지 물을 수 있다. 이처럼 영화는 관계를 연결하고, 대화가 시작되게 만든다. 이 역시 스크린 앞에서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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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촬영 현장에 나가면 항상 묻는다.

"영화 좋아하세요?"

그런데 지금은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영화 좋아하세요."


잘 몰라도 좋다.

굳이 해석해 낼 필요도 없다.

떠오르는 인생 영화가 없다면

지금 바로 극장으로 돌아가자.


우리의 사랑이 영화를 살릴 것이다.

단지 사랑하는 것뿐입니다.

영화를.

#SaveOur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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