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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갈림길에 선 우리

영화 <해피엔드> 리뷰

by 그린
기본 정보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감독 네오 소라

출연 쿠리하라 하야토, 히다카 유키토, 하야시 유타, 시나 펭, 아라지, 이노리 키라라, 나카지마 아유무

시놉시스

점멸등이 일렁이는 근미래의 도쿄. 음악에 빠진 고등학생 ‘유타’와 ‘코우’는 친구들과 함께 자유로운 나날을 보낸다. 동아리방을 찾아 늦은 밤 학교에 잠입한 그들은 교장 ‘나가이’의 고급 차량에 발칙한 장난을 치고, 분노한 학교는 AI 감시 체제를 도입한다. 그날 이후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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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포인트

차별과 감시의 대물림

영화는 AI 기술을 실시간 감시와 권력의 복제라는 메타포로 풀어낸다. 이야기의 무대는 고등학교지만, 왠지 사회 전체 구조의 축소판처럼 보인다. 학생들은 안전을 명분으로 감시 당하고, 재일교포와 외국인은 차별받는다. 누군가 말했다. 학교는 또 다른 사회라고. 어쩌면 감독은 그 말에 깊이 동의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분명 학생들의 이야기였는데, 자꾸만 사회가 겹쳐 보였다.

교장의 고급 차량에 장난을 친 사건은 치명적 위협이라기보다는 체제에 흠집을 낸 작은 저항에 불과했다. 그러나 권력은 이를 공공의 위험으로 해석하며 감시로 보복하고, 순응을 강요한다. 차별과 감시, 그것은 우리가 물려주고, 또 물려받는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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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른 열매를 맺는다

절친했던 두 친구는 같은 문제 앞에서 서로 다른 길을 택한다. 누군가는 분노하고, 누군가는 순응하며, 또 누군가는 체념하거나 웃으며 포기한다. 인간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통을 견뎌내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기에, 맺는 열매도 제각각이다. 그렇게 흩어진 청춘들의 모습은 나이들어서도 여전히 갈등하고 방황하는 우리네 삶과 닮아있다. 우리는 결국, 각자 다른 열매를 맺고, 각자만의 해피엔드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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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 선 우리

다시 만나자고 말하지만, 우리는 안다.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함께 장난치고, 웃고, 떠들던 시절은 추억으로, 기억으로 남아 돌아볼 뿐이다. 우리는 어른이 되었고, 그 말은 같은 자리에서 다시 웃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천방지축이던 그 시절이, 더 아프고 더 눈부시게 느껴진다. 이제 우리는 이전처럼 만나 장난칠 수 없어. 어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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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끝에서 선택한,

각자만의 해피엔드.

<해피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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