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a wonderful life (1946)
미국인이 크리스마스 때 즐겨 시청한다는 영화,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멋진 인생"은 1946년작 이고, 한창 잘나가다가 갑자기 입대하여 2차대전에 참전하고 제대한 명배우 제임스 스튜어트의 복귀작 입니다. 제임스 스튜어트는 제대하고 보니 입대전과 너무나 환경이 달라져 애를 먹다가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제안에 무조건 출연하였고 그의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히치콕 감독의 페르소나이기 때문에 그의 다른 영화를 많이 보았지만 이 "멋진 인생"만큼 대단한 연기를 보여준 작품은 없습니다. 작품 전체를 완전히 장악하고 관객의 혼을 빼놓습니다.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이 완전히 몰입시킵니다. 이 영화는 일종의 판타지 입니다. 궁지에 몰려 주인공이 자살하려 강을 내려다보면서 판타지가 시작되고 관객이라면 누구라도 만족할 정도로 훌륭한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보고나면 정말로 행복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도 "아메리칸 드림"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미국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다는 이민자의 희망을 얘기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의 "아메리칸 드림"은 그런 희망이 아니고, 미국이 어떻게 그런 "희망의 나라"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얘기를 합니다. "정직", "희생", 그리고 "믿음" 이 세 가지 덕목을 가진 주인공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자본가"라는 빌런을 이겨내고 자신이 거주하는 마을을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을로 키워나가는 얘기 입니다.
주인공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에 솔선 수범이었고, 불의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잘못된 상황은 반드시 바로 잡고야 마는 그런 "이상적인" 인물이었고, 그렇게 성장하여 아버지에게 은행을 물려받아 예금을 한 마을 주민에게 집을 하나씩 지어주고 결국 마을 전체가 "자본가"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아내고, 또한 "자본가"의 공격으로 궁지에 몰린 주인공을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구해냅니다. 사실 이렇게 보면 그냥 "착한 사람은 결국 보상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인간관계가 매우 험악해진 오늘날, 이런 권선징악 이야기는 그냥 "그랬던 적이 있었지"하면서 넘어가기 마련입니다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관객의 마음속을 파고 듭니다.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 시절이 정말 좋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저런 세상이 어떻게 가능이나 하겠어?" 라고 생각하다가도 "저런 세상에 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하게 만듭니다. 모두 "제임스 스튜어트"의 놀라운 연기력 덕분이고, 그와 좋은 호흡을 보여준 여주인공 "도나 리드" 덕분입니다. 남편이 완전히 파산하고 절망에 빠져 자살을 생각하는 상황에도 절대로 이성을 잃지 않고 가정을 지켜내는건 아내 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날 기준으로는 "비현실"적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혼을 하는 오늘날에 가정을 지켜내는 가정주부. 이 영화가 천사의 도움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그 방법은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가정과 마을이 정상을 되찾는 과정이 판타지이기는 하지만, 진짜 판타지는 오늘날에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진실된 인간관계" 입니다. 그런 "인간관계"가 오늘날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게되는. 이 영화는 모든 장면이 판타지이고, 오직 빌런이 등장하는 장면만 판타지가 아니라고 봅니다.
비록 비현실적인 이야기 입니다만, 현실의 삶이 힘들고 앞으로의 희망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훌륭한 이야기는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