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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스탠리 큐브릭

2001: A Space Odyssey (1968)

by 인문학애호가

이 작품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40세 되던 1968년에 발표한 것으로 대본은 아이디어를 준 세기의 SF 작가 "아서 C. 클라크"와 같이 썼고, "아서 C. 클라크"는 자신의 새로운 소설로, "스탠리 큐브릭"은 당시에는 생소했던 SF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이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영화중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고, 무엇보다도 2025년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SF 영화가 내용과 기술면에서 큰 빚을 지고 있는 최고의 SF 걸작영화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기술적인 부분은 정말로 놀라운데, 도저히 1968년도의 영화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매우 앞선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무중력의 표현이나, 우주복의 표현, 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의 상대적인 유영거리등이 매우 현실적으로 촬영되어 있습니다. 후에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스탠리 큐브릭"에게 달 착륙 장면을 가짜로 연출하자고 했다는 "음모이론"이 나오고도 남을 놀라움이 이 영화에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에도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리면 역시 흥행에 성공할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 100만을 넘기기도 어려울 겁니다. 그 이유는 영화가 의외로 난해하기 때문입니다. "스타워즈"류의 기승전결과 선악대결의 구도가 명확한 SF가 아니라, 시작부터 끝까지 "상징"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입니다. "상징"이 가득찬 영화는 영화가 재미있다 없다의 구도가 아니라 "해석"의 영역으로 들어가서 저마다 모두 다른 해석을 가지게 되고, 그 해석들 마저도 서로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 글도 저의 해석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말해둡니다.


이 영화는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맨 앞부분은 원시시대이고, 그 다음은 우주여행이 가능한 시대이며, 가장 난해한 마지막 부분은 목성으로가는 여정을 통한 지구를 벗어난 "우주인"으로서의 인간의 시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을 보면 2001년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것은 목성으로의 우주여행이 가능한 시점을 말하는 것이고, "a"가 붙어 있는 것은 "어떤"의 의미이며, "journey" 나 "voyage"가 아니라 "odyssey"라고 붙인것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따온, 즉 "극적인 모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봅니다. 영화를 다 보게 되면, 이 제목은 "인류의 거대한 미래로의 모험"을 암시한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하나의 돌"이라는 뜻의 "모노리스 (Monolith)"의 등장입니다. 제가 판단하는 "모노리스"는 "거대하고도 획기적인 도약의 전조" 입니다. "모노리스"는 영화에서 총 4회 등장합니다. 우선 원시시대에 날고기를 섭취하고, 물웅덩이의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한 유인원간의 싸움에서 "모노리스"를 만진 유인원에게 동물의 뼈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즉, "도구의 발견 및 사용"이라는 새로운 생각의 발현 됩니다. 두번째 "모노리스"는 달 기지에서 발견이 되는 것으로 갑자기 생긴것이 아니라 400만년동안 그곳에 있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달의 그 위치까지 인류가 가는데 그만큼의 기간이 걸렸고, 이제 달을 넘어 우주 저 멀리까지 인류가 나아갈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8개월 후 인류는 목성을 향해 항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항해가 끝날 무렵 또 다른 "모노리스"가 우주에서 유영을 하면서 우주선을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이 우주선의 5명의 탑승자 중에서 HAL9000 이라는 인공지능의 배신에 의한 위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주인공이 늙어서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어느 침실에서 "모노리스"를 맞이하며 생을 마감하고, 그 자리에 시신이 없어지고 "스타차일드 (Star Child)"라는 새로운 존재가 나타나고 영화가 마무리 됩니다. 아마도 이 스타치일드는 지구에서 탄생한 마지막 생존자가 죽고 그 이후에 영생을 바라보는 신 인류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즉, 이 영화는 "인류의 탄생"에서 "인류의 미래"까지 암시하는 "SPACE EPIC" 입니다.


영화는 "니체"의 대표작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관현악곡 만든 유명한 팡파레가 울리고 지구-달-태양이 일직선에 놓이면서 시작이 됩니다. 이어 원시시대에 거의 원숭이에 가까운 "유인원"이 물웅덩이 하나를 가지고 대립하고 있습니다. 두 유인원 부족이 옥신각신 하다가 어느날 아침 "모노리스"가 갑자기 등장하여 겁을 먹고 소리를 지르다가 용감한 유인원 한 명이 "모노리스"를 만지게 되고 이어 동물의 뼈를 손에 쥐고 다른 뼈를 툭툭치면서 자신의 힘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닫고 다른 부족을 폭력으로 제압합니다. 그 와중에 큰 뼈 하나를 공중으로 던지는데, 이 때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약의 장면, 즉 "뼈"가 막대모양의 "우주선"으로 변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지구에서 출발한 우주선이 건설중인 "우주정거장"에 진입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이 때 흘러나오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기막히게 매치가 됩니다. 우주선에는 "헤이우드 플로이드 박사"가 타고 있고, 달에서 발견된 400만년된 "모노리스"를 확인하고자 우주정거장에 잠시 들렀다가 달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주정거장에서 만난 소련 연구자들에게는 비밀에 붙이고, 달에 도착하여 "모노리스"를 눈으로 직접 확인합니다. 여기까지가 영화의 1/3 입니다. 18개월 후, 인류는 "모노리스"에서 나온 신호가 목성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목성으로 5명의 우주인을 보냅니다. 우주인은 "동면"중인 탐사전문 3명과, 우주선 운행 및 관리를 맡은 2명이 탑승하고 있지만,실제 우주선은 "HAL9000"이라는 인공지능이 조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인공지능이 자신이 이 "목성행 운행"에 대하여 모르는 부분이 있다고 인간을 의심하게 되고, 그것을 알려주지 않는 인간들에게 보복을 준비 하면서 시작합니다. 우주선 외부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우주인 한 명을 우주선 밖으로 내보낸 후 죽게 만들고, 내부의 "동면"중인 우주인도 모두 생체활동을 억제하여 죽게 만들며, 선장 1명만 가까스로 살아서 "HAL9000"의 기억을 지워버립니다. 이제 우주선은 외부에 나타난 "모노리스"에 의하여 이상한 세계로 진입을 하고, 이 때 화면에 뿌려지는 기이할 정도로 화려한 빛의 향연에서 관객은 "극도의 난해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장면은 무려 10분이나 지속되며, 아마도 많은 관객이 이 장면에서 영화를 그만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윽고 선장이 도달한 곳은 어느 거실이고, 그곳에서 미래의 자신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이 사라지면서 침대위에 죽기 직전의 더늙은 자신이 누워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 앞에 '모노리스"가 나타납니다. 선장은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하여 "모노리스"를 만지지 못하고, 잠시후 선장의 시신은 동그란 방울 안에 들어있는 "스타치일드"로 대체됩니다. 선장이 "모노리스"를 만지지 않았는데도 "스타치일드"가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 과정이 인간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즉, 인류의 미래는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지는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됩니다. 이제 이 "스타차일드"는 지구를 바라보고 배경에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다시 등장하며 영화를 마무리 합니다.


- 이 영화에 등장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주(팡파르)와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은 모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입니다.


- 영화 시작부분과 주인공이 목성을 넘어 미지의 세계로 진입할 때 나오는 여자가 우는 듯한 분위기의 현대음악은 모두 헝가리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의 "아트모스페르"라는 작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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