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지막 본 파리 - 리처드 브룩스

The last time I saw Paris (1954)

by 인문학애호가

1954년도에 발표된 리처드 브룩스 감독의 "내가 마지막 본 파리 (The last time I saw Paris)"는 컬러영화이고, Youtube에 영화 전편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다시 찾아온 바빌론(Babylon Revisited)" 입니다. 다만 원작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고 이름과 설정등을 가져오고 영화의 3/4 은 각본을 새로 쓴 것입니다. 즉, 영화의 앞부분 3/4는 새로 각본을 쓴 것이고 뒷 부분이 피츠제럴드의 원작을 가져다 붙였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각본이 꽤 괜찮습니다. 그리고 감독은 주인공 "찰리"에 피츠제럴드의 이미지를 입혔습니다. 피츠제럴드 역시 이 원작의 배경이 되는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 - 30 년대에 파리에 헤밍웨이와 같이 있었고, 역시 힘들게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독의 판단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작가들이 자주 드나들던 유명한 "딩고 바"도 나옵니다. 이 내용의 줄거리는 우리가 잘 아는 "사랑과 전쟁" 에 가깝고, 다소 통속적인 부분도 있지만, 당시의 파리를 투영한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파리에서 미국 신문의 특파원이면서 작가로 데뷔하려는 "찰리 윌스 (밴 존슨, 원작은 찰리 웨일스이며 주식중개인)"은 어느날 카페에서 남자친구와 같이 온 미모의 "마리온 (도나 리드)"을 바라보다가 종전축하파티에 갑자기 나타난 그녀의 동생 "헬렌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사로잡힙니다. 이어 헬렌의 적극적인 구애와 뛰어난 미모로 "찰리"와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따라서 "마리온"은 처형이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딸아이를 두게 되고, 이름은 비키 (원작은 오노리아)"입니다. 작가로 대성하여 큰 돈을 벌고 싶은 "찰리"는 그러나 5년째 모든 원고가 출판사에 의하여 퇴짜를 맞게 되고 절망에 빠집니다. 그런데 아내는 아버지가 결혼 선물로 준 미국의 땅에 유전이 터져 갑부가 되고, "찰리"는 자신의 무능함을 더욱 비관하면서 급기야 지나친 음주와 더불어 바람이 나게 됩니다. 그리고 "헬렌"도 이런 남편을 바라보며 절망하여 테니스 선수인 "폴 (로저 무어)"과 바람을 펴볼까 합니다만, 결국 남편에게 돌아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이미 질투에 사로잡혀있고, 잔뜩 취한채로 집에 돌아와 문을 잠그고 침대에 쓰러집니다. 그런데 하필 아내도 그 때 집에 도착하지만 문이 잠겨있고, 쏟아지는 비를 모두 맞으며 동생의 집으로 걸어오다가 중병에 걸리게 되고 결국 폐렴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찰리"는 알콜중독으로 아이의 양육권을 처형 "마리온"에게 넘기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피츠제럴드가 쓰지 않은 일종의 "프리퀄"로 원작에 남겨진 힌트를 가지고 새로 각색한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원작의 내용입니다. 세월이 지나 정신을 차리고 작가로 성공한 (원작에서는 체코의 기업체의 사장이 된) "찰리"는 아이를 다시 찾으러 옵니다. 자신은 이제 하루에 술을 딱 한 잔만 마시겠다고 말하고 아이의 양육권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마리온"은 머뭇거리다가 돌려주는게 언니 "헬렌"의 뜻일것이라 생각하여 "비키"를 "찰리"에게 돌려주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원작은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그가 한창 술을 퍼마시고 정신 못차리던 시절의 친구들이 "마리온"의 집에 쳐들어와 "찰리"를 다시 과거로 돌려놓으려고 하고, "마리온"은 결국 그를 믿지 못하고 양육권을 돌려주지 않고 끝이 납니다.


영화는 그냥 소설 한 편을 읽은 느낌이고, 다만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최전성기의 작품이기 때문에 절정의 미모를 보여줍니다. 세기의 미녀라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007 "로저 무어"의 등장이 의외인데 딱 바람둥이 역할 그대로 입니다. 자신이 007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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