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 Gatsby (1974)
최고의 영문학 작품의 하나로 꼽히는 "F. 스캇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1925년에 처음 발표되고 빅히트를 친 후에 이듬해 1926년에 최초로 영화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3번을 더 영화로 만들어졌고, 가장 최근의 영화화가 "물랑루즈", "엘비스"를 연출한 바즈 루어만 감독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캐리 멀리건"을 주연으로 내세워 2013년에 발표한 것입니다. 이 영화 이전에는 1974년에 "로버트 레드포드"와 "미아 패로우"를 주연으로하여 잭 클레이턴 감독이 영화화 한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건 "위대한 개츠비"는 참으로 "재미있게" 영화화 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잭 클레이턴 판은 각색을 무려 영화 "대부"를 연출한 프랜시스 코폴라가 했습니다. 그리고 원작에 약간의 수정이 들어가서 없던 내용이 좀 추가되기도 하였고, 누락된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출연진의 연기력은 매우 뛰어나고, 특히 "데이지 뷰캐넌"을 연기한 "미아 패로우"의 정신 나간듯한 연기가 매우 돋보입니다. "캐리 멀리건"은 너무 귀족스런 연기를 한 것 아닌가 싶네요. 이 영화를 보면 이 후의 바즈 루어만 영화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배우들의 연기는 두 작품 모두 좋습니다만, 연출을 놓고 보면 역시 바즈 루어만의 작품이 훌륭합니다. 소설이 아닌 영화라는 측면에서 관객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제이 개츠비"를 연기한 "로버트 레드포드"와 "디카프리오"를 비교해도 담담하게 연기하는 "레드포드"보다는 다소 격정적인 "디카프리오"가 영화로서의 "위대한 개츠비"에 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1974년판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마지막 피날레 부분인데, 바즈 루어만 판에서는 원작 소설의 너무나도 유명한 "닉 캐러웨이"의 마지막 대사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를 닉 캐러웨이의 독백으로 처리한 반면 잭 클레이튼 판에서는 아예 넣지를 않았다는 것입니다.
원작 "위대한 개츠비"에서 "위대한"이란 표현때문에 도대체 무엇이 위대하다는 것이냐로 논쟁이 많았는데, 바즈 루어만 영화보다는 잭 클레이튼 감독의 작품이 좀 더 그 이유를 잘 부각한것 같습니다. 이 "위대한"이란 표현은 사실 유럽의 귀족문화를 들여와서 온갖 "천박함"과 "속물근성"을 접목한 당시의 상류사회에서 보기 드물게 자수성가해서 오직 "사랑"하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개츠비"에게 보내는 일종의 헌사 입니다. 잭 클레이튼판은 이 "천박함"과 "속물근성"이 잘 표현되어 있으나 바즈 루어만 판은 지나치게 화려함에 방점을 찍은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피츠제럴드"가 먹고 살기 위하여 영화 대본도 많이 집필을 했지만, 이 "위대한 개츠비"는 철저하게 소설로 써내려간 것이라 뛰어난 문장들이 곳곳에 있습니다만, 영화에서는 거의 담아내지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어떤 영화 보다는 원작 소설이 훨씬 훌륭한 작품이고, 영화는 잭 클레이턴 판 보다는 바즈 루어만 판이 좀 더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화답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