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riosa : A Mad Max Saga (2024)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라는 걸작을 만든 조지 밀러 감독이 그 후속작에서 보여주는 내공은 여전합니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말도 안되게 정교하고 화려한 액션 입니다. 사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를 보면 줄거리 자체는 별거 없습니다. "퓨리오사"가 젊은 여성 몇 명을 데리고 빌런인 "임모탄 조"에게서 벗어나 도망가다가 "맥스"라는 착한 인물을 만나서 탈출에 성공하지만, 결국 살기 위해서 다시 있던 곳으로 돌아가 "임모탄 조"를 처치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단순한 줄거리의 영화에 열광을 했습니다. 액션 때문입니다. 태어나서 처음보는 액션이 즐비합니다. 특히 차에 꽂힌 기다란 막대에 매달린 하얀 얼굴에 삭발한 "워보이"들이 폭탄이 장착된 창을 던지는 액션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고속으로 달리는 차에서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장면은 마치 사람이 그 차의 일부분이 된 듯이 전혀 거부감이 없습니다. 현란하기 그지없는 카메라 워크는 놀라움을 넘어 경이의 수준까지 도달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액션이 광활한 사막에서 펼쳐집니다. 사막에서 액션이 펼쳐진다는 뜻은 배경에 모래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관객이 모든 액션에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대충 찍을 수 없고 정말 공들여 찍습니다. "액션 디자이너"라는 분야가 별도로 생길 정도 입니다.
이와 같이 줄거리를 넘어서 액션만으로도 "에픽"의 수준에 도달한 이 시리즈의 2탄이 나온다고 했을때 많은 기대를 받았고, 조지 밀러 감독은 이번에도 전혀 아쉬움 없는 결과물을 보여줬습니다.(흥행은 실패했지만...) 일단 전편 "분노의 도로"에서 관객이 열광했던 부분이 모두 고스란히 들어가 있습니다. 사막을 질주하는 차량(트럭, 승용차, 오토바이 등)에서 벌어지는 살벌한 액션이 그대로 들어있고, 그 액션을 담아내는 카메라는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거침없이 돌아다닙니다. 다시 봐도 정말 어떻게 찍었는지, 얼마만큼이 CG 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놀라운 액션에 더하여 이번에는 "줄거리"까지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퓨리오사"에는 "분노의 도로"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퓨리오사"라는 캐릭터의 구축에 대하여 풍부한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분노의 도로"에는 "맥스"라는 인물이 있어 "퓨리오사"를 적극 도와줬듯이 이번 "퓨리오사"에도 "맥스"에 해당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트럭을 맡은 "잭"입니다. 사실 이렇게 보면 "분노의 도로"를 줄거리를 보충하여 그대로 한 번 더 찍은 것같은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한 번 더"를 외치게 만듭니다. 액션에 "중독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액션의 한계를 시험한 "분노의 도로"보다는 약간 부족하지만 여전히 그 어떤 감독도 이런 액션은 구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시리즈가 앞으로도 기대되는 이유는 감독 "조지 밀러"가 전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노장의 노련함이 이 영화의 진정한 재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