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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샘 우드

For whom the bell tolls (1943)

by 인문학애호가

744p 나 되는 헤밍웨이가 쓴 가장 긴 원작소설을 완독하고, 과연 이 길고도 긴 이야기를 어떻게 영화화 하였을까 궁금하여 1943년에 발표된 "샘 우드" 감독, 게리 쿠퍼,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영화를 찾아 보았습니다. 서곡과 인터미션까지 포함하여 무려 2시간 45분짜리 대작입니다. 원작의 발표가 1940년이니 이 정도면 헐리웃에서 원작이 완간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발표되고 바로 영화화가 들어간 것이라고 봅니다.


다 보고나서 적어도 "무기여 잘 있거라'보다는 훨씬 영화화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작의 중심 이야기를 대부분 스크린으로 옮겼고, 원작에 없는 내용도 거의 없으며, 특히 마지막 다리 폭파 장면과 전투장면은 소설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액션의 긴박함을 잘 살렸습니다. 이 영화의 주연 배우는 헤밍웨이가 캐스팅한 것으로 원작을 작성할 때 이미 주인공 "로버트 조던"역에 "게리 쿠퍼"를 감안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 주인공의 경우 "잉그리드 버그만"이 연기도 너무 잘하고 "게피 쿠퍼"와의 호흡도 잘 맞습니다만, "마리아"역에 아주 딱맞는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산속에서 고생하는 처녀치고는 너무 글래머러스 하고 외모도 다른 배우들과 너무 비교되다보니 "마리아"가 나오는 장면과 그 외의 장면이 서로 어울리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당시에 다른 여배우가 정말 없었을까를 생각해보면 다른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영화는 발표 당해에 흥행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했습니다. 왜 헐리웃에서 완간 되기만을 기다렸는지 짐작이 갑니다.


아쉬운 점도 꽤 있습니다. 아무리 3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라 할 지라도 원작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기 때문에 각색을 해야 했겠지만, 너무 "로버트 조던"과 "마리아"의 연애가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실제 원작은 다양한 게릴라들의 인생과 성격을 담고 있고 "인간성의 회복"과 "반전"의 메시지도 담고 있는데, 영화는 그 절반도 담아내지 못하고 두 주인공의 연애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도 "무기여 잘 있거라"와 같은 신파가 아닌것은 다행입니다. 영화는 나름 꽤 만족스럽게 보았습니다. 당시의 영화 기술이나 촬영 기술을 감안하면 당시 수준에서는 최선을 다한 작품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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