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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 - 파울로 소렌티노

Youth (2015)

by 인문학애호가

독립영화는 아니고, 그렇다고 흥행을 고려한 작품도 아닌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거리를 한다발 안겨주는 작품이 나폴리 출신의 "파울로 소렌티노"감독의 "유스" 입니다. 이 영화는 포스터 아래에 "STUDIOCANAL"이라고 적혀있듯이 유럽 영화 입니다. 장소는 스위스의 "Wiesen"이란 곳에 위치한 "요양 호텔"입니다. 알프스 산 위에 위치해서 엄청나게 멋진 산악 풍경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대체로 노인층이 가장 많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중장년도 약간 투숙하고 있습니다.


명배우 "마이클 케인"이 연기하는 주인공은 은퇴한 작곡가겸 지휘자인 "프레드 밸린저"로서 "심플 송"이라는 성악이 포함된 아름다운 관현악 소품으로 유명하고, 남편에게 이혼당한 딸 "레나 (레이첼 와이즈)"와 같이 투숙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마지막 걸작을 딱 한 편 남기려는 절친 영화감독 "믹 보일 (하비 카이텔)"이 자신의 젊은 영화팀과 같이 와 있습니다. 또 한 명의 주요 인물은 다양한 작품을 연기하고도 오직 로봇인 "미스터 Q"로만 대중에게 각인되어 앞날에 대한 고민 가득한 헐리웃의 배우 "지미 트리 (폴 다노)" 입니다. 이 영화는 이들이 바라보는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프레드 밸린저"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기사 작위를 받는 조건으로 그녀의 남편인 "필립 공"의 생일에 "심플 송"을 연주해 달라고 요청받습니다. 이 때 성악은 최고의 소프라노로 초청된 "조수미"씨 입니다. (다른 이름이 아닌 "조수미"라는 이름으로 언급되고, 실제로 마지막에 노래를 부릅니다.) 그런데 "프레드 밸린저"는 여왕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합니다. 그 노래는 아내와 연애할 때, 그녀를 위하여 작곡된 곡으로 오직 아내만이 부를 자격이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감독 "믹 보일"은 오랫동안 50여명의 여배우를 헐리웃에 등단시킨 경험이 있으며 그 중 "브렌다 모렐 (제인 폰다)"을 최고로 생각하고, 자신과 그녀의 마지막 작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대체로 쉽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프레드 밸린저"는 결국 여왕 앞에서 지휘봉을 잡고, 이혼 당한 딸은 새로운 배우자를 찾게되며, 배우 "지미 트리"는 "미스터 Q"로만 기억되는 자신의 앞날에 돌파구를 만들기 위하여 극약처방 비슷하게 "히틀러"로 분장하고 식당에 나타납니다. 이제부터 대중이 기억하는 "지미 트리"의 이미지에 "미스터 Q"는 더이상 없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감독 "믹 보일"인데, "브렌다 모렐"이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멕시코 TV에 출연하고 "믹 보일"의 영화 출연 제안을 단칼에 거절합니다. 결국 영화팀은 해체되고, "믹 보일"은 자신의 피날레를 직감하고 창문으로 뛰어내립니다. 그외에 곁가지 에피소드들이 이 영화를 구성합니다.


이 영화는 대본을 감독이 썼습니다. 아마 감독은 하고픈 말이 매우 많았을 겁니다. 특히 인생에 대하여 의미 있는 얘기가 담긴 영화를 만들고자 한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게 깊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또한 영화가 담담하게 흘러가다보니 드라마틱한 부분도 없고, 기승전결도 부각되지 않으며, 코믹한 요소라고 넣은 것 같은데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인생에 대하여 몇 가지 의미있는 의견을 보여줍니다.

- 인생이라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하여 예상하기 어려운 경로로 간다.

- 맘에 안드는 현재의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 미래는 가깝게 보이지만 지나온 과거는 멀고도 멀게 느껴지는게 나이먹음이다.


끝으로 이 영화의 타이틀이 "Youth"인 이유는 "프레드 밸린저"의 담당의사의 입에서 나옵니다.

의사 : 자, 당신은 저 바깥에 무엇이 당신을 기다리는지 아시나요?

프레드 밸린저 : 아니요, 의사 선생, 무언가요?

의사 : Youth.


깊이있는 주제의 영화입니다만, 감독이 그 깊이를 관객의 마음에서 끌어올리는데는 실패했다고 봅니다. 이런 깊이를 추구하는 영화는 관객의 마음에 소용돌이가 일어나야 하고, 그것은 영화의 줄거리, 표현방법, 음악 등을 통하여 전달되는데, 줄거리와 표현방법은 가볍기 그지없고, 제일 중요한 "심플 송"은 무려 BBC 오케스트라와 바이얼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 소프라노 "조수미"에 의하여 연주되는데 일단 곡이 그렇게 아름답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습니다. 연주진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는 여러 영화제의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럴만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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