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tro (2023)
"마에스트로"는 "브래들리 쿠퍼"가 제작, 감독, 주연을 맡아 원맨쇼를 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지휘자였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인생을 조명합니다. 영화는 그가 당시 뉴욕 필하모닉을 맡고 있던 명 지휘자 브루노 발터의 병환으로 카네기 홀에서 오케스트라를 대신 지휘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그의 유일한 아내 "펠리치아 몬텔레그레"와 만나고 그녀와 사랑하고, 아들 하나 딸 둘을 두고, 번스타인의 동성애 행각으로 소원해지고, 다시 애정이 싹트지만 아내가 유방암의 폐전이로 사망하면서 끝이 납니다.
영화 제목이 "마에스트로"이니 만큼 영화 전편에 클래식 작품이 끊이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절반 이상 번스타인의 작품입니다. 그의 교향곡, 그의 뮤지컬, 그리고 예고편에 나온대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 아다지에토가 배경음악으로 깔립니다. 그리고 예고편에서 가장 압도적이었던 영국 엘리 교회에서 열린 런던 심퍼니 오케스트라와의 말러 교향곡 2번의 5악장 피날레의 라이브 공연이 브래들리 쿠퍼의 지휘로 연주됩니다. 등장하는 여성성악가 2명 (소프라노와 메조) 모두 오리지널 성악가의 의상과 비슷한 것을 입고 있습니다.
이게 이 영화의 구성이고,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떤 영화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것인가. 이 부분에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단순 전기영화인 측면이 강하기는 합니다만, 번스타인의 천재성에 포커스를 둔 것이 아니라, 천재를 남편으로 두어야 하는, 그것도 동성애자를 남편으로 두어야 하는 아내의 고뇌가 깊이 있게 그려집니다. 번스타인역의 브래들리 쿠퍼도 잘했지만, 캐리 멀리건의 펠리치아의 연기가 매우 훌륭합니다. 여우 주연상 하나는 받았어야 했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번스타인의 동성애 기질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도대체 그에게 동성애, 즉, 동성 남자의 존재는 무엇이었을까요. 브래들리 쿠퍼의 번스타인 분장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번스타인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말러 2번을 지휘할 때는 조금은 아쉽네요. 번스타인의 격정에 사로잡힌 부분이 강조되어, 그가 작품과 얼마나 음악적으로 동화되어 지휘하는지는 그려내지 못했다고 봅니다. 사실 이런 음악가의 전기 영화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음악에 맞추기에는 연기자가 음악가가 아니기 때문에 동화되기 어렵고, 그렇다고 그냥 일반 극영화로 만들자니 음악영화를 기대한 관객에게 실망을 줄 것이고, 그럼에도 "브래들리 쿠퍼"의 "번스타인"은 나름 꽤 잘 만든 영화입니다. 런닝타임이 좀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