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whom the bell tolls (1940)
이 작품은 번역판 기준 744p나 되는 헤밍웨이의 가장 긴 작품 입니다. 헤밍웨이가 스페인 내전이 끝나고 이듬해인 1940년, 즉, 그가 41살이 되던 해에 발표한 것으로 평소에 스페인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스페인 내전에 종군기자로 파견이 되어 현지의 실상을 직접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의 세번째 부인인 마사 겔혼과 같이 현지에서 동고동락 하였기 때문에 이 소설은 겔혼에게 바쳐졌습니다.
이 소설은 스페인 내전이 한창인 1937년 5월 말에 미국 몬태나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강의하던 "로버트 조던"이 스페인에 유학을 갔다가 내전에 참전하게 되고 어느덧 폭파전문가가 되어 지역의 중요한 다리 하나를 폭파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현지의 게릴라들과 같이 폭파 임무를 수행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744p 나 되지만, 소설이 진행되는 시간은 3박 4일 입니다. 총 43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폭파장면은 마지막 43 챕터에 있습니다. 앞의 42개의 챕터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각각의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즉, 시간은 겨우 3박 4일이지만, 내용은 수십년의 과거를 담고 있는 셈입니다. 이 42개의 챕터에서 헤밍웨이의 원숙한 글쓰기와 그의 글이 가지는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명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글쓰기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줄거리의 진행에 대한 스타일이고, 각종 주변 묘사, 인물 묘사, 인간 관계의 묘사, 사건의 묘사는 실로 꼼꼼하기 짝이 없습니다. 거기에 스페인 내전 당시에 대한 꼼꼼한 자료 조사와 게릴라 활동이 벌어진 지역의 지리적 특성도 눈앞에 장소가 보이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생동감이 넘칩니다.
대학의 "스페인어"강사인 "로버트 조던"은 프랑코 군부세력과 대치중인 공화정부에 소속되어 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골스"장군의 지시로 군부세력과 공화세력이 대치중인 곳에 놓인 철제 다리를 폭파하기 위하여 현지에 파견되어 그곳의 게릴라 세력과 연합을 하게 됩니다. 스페인어에 능통한 조던은 어느덧 게릴라 세력의 주축이 되어 현지인들에게 작전 지시 및 임무를 부여하게 되고, 하루하루 꼼꼼하게 다리를 폭파시킬 준비를 합니다. 그와 동시에 게릴라의 핵심 인물인 여장부 "필라르" 밑에서 보조 역할을 하고 있는 "마리아"가 눈에 들어오고, 곧바로 사랑에 빠집니다. 낮에는 폭파 준비를 하고, 밤에는 "마리아"와 연애를 하면서 하루하루가 갑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4일째 되는 새벽에 게릴라 전부를 데리고 다리를 폭파하러 갑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다리를 폭파시키고, 그 와중에 다수의 게릴라 동료들을 잃습니다. 다리가 폭파되면서 다수의 적군이 다리로 집결하고 그들로 부터 도망을 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다가 결국 대포에 맞아 큰 부상을 당하게 되고, "마리아"를 포함한 남은 세 명의 게릴라를 성공적으로 도주시키기 위하여 자신은 총을 들고 후방에 남아서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면서 소설이 끝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대부분 챕터 43에 있는 내용이고, 그 이전에 수도 없이 많은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왜 "마리아"는 그 곳에 있게 되었으며, 각각의 게릴라 동료는 어떤 처참한 상황에서 살아남았고, 어떻게 파시스트의 학살을 주도했으며, 어떻게 그 산 속의 동굴에서 기거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하나하나 꼼꼼하게 짚어 나갑니다. 이 과정을 통하여 "로버트 조던"은 자신은 다리만 폭파하면 되는 인물로 시작해서 어느덧 게릴라 동료들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한 배를 탄 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깨달아 갑니다. 그러면서 그 짧은 3박 4일 동안 경험한 것이 자신의 인생 전체를 통하여 배운것보다 값진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들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로 거듭납니다.
이 소설을 단순히 게릴라가 다리를 폭파하는 줄거리로 생각하면 744 p는 매우 길고도 장황한 분량일 것입니다. 그러나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통하여 비로소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과, 다수의 적을 학살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죄를 괴로워하고, 적군 한 명 죽이는 것도 차마 감행할 수 없는 선한 마음으로부터, 이 소설이 반전소설을 넘어 "인간성 회복"의 중요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