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and Peace (1956)
서양문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항상 1순위로 꼽히는 작품은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입니다. 이 작품은 번역판 기준 2000 페이지가 넘는 진정한 대하 드라마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려면 정말 공들인 각색이 필요합니다. 이 작품은 헐리웃 역사상 딱 1번 영화화 되었고, 러시아에서도 딱 1번 영화화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TV 드라마로는 몇 차례 제작이 되었고, 대체로 6부작 정도의 길이로 발표됩니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도 정말 많고, 특히 러시아 이름의 그 복잡함과 헷갈리는 애칭으로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사람에게 절망을 안겨줍니다. 그럴때 도움이 되는게 영화나 드라마 입니다. 얼굴과 이름이 매칭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이 순서이지만, 러시아 작품의 경우 영화를 먼저보고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합니다.
"전쟁과 평화"에는 4개의 귀족 가문이 등장합니다. 각각 "볼콘스키 가문", "베주호프 가문", "로스토프 가문", "쿠라긴 가문" 입니다. 모두 귀족이지만 계급에 차이가 있습니다. 귀족에도 뚜렷한 계급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왕 > 공작 > 후작 > 백작 > 자작 > 남작
"볼콘스키 가문"과 "쿠라긴 가문"은 "공작" 입니다. 반면 "베주호프 가문"과 "로스토프 가문"은 "백작" 입니다. 이 얘기는 "백작" 가문의 귀족은 "공작" 가문의 귀족이 윗사람이므로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고, "공작"가문과의 결혼은 신분상승의 수단이 된다는 뜻입니다. 포스터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피예르 베주호프 (헨리 폰다)", "나타샤 로스토바 (오드리 헵번)", "안드레이 볼콘스키 (멜 페러)"는 "성씨"을 보면 계급을 알 수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이 세 명을 제외하고도 다른 캐릭터들에게 할당된 이야기가 매우 많습니다만, 이 세 명이 사실상 "전쟁과 평화"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 입니다만, 따라서 영화는 이 세 명의 이야기에 주로 포커스가 맞춰있고, 절반은 귀족들간의 연애에,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나폴레옹의 프랑스와 알렉산더 1세의 러시아 간의 전쟁 장면입니다. 이렇게 구성하여 나온 결과가 3시간 30분짜리 영화입니다. 감독 포함 무려 6명이 각색에 참여하여 이뤄낸 성과 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 대관식" 그림이 배경에 뜨며 크레딧이 올라갑니다. 우선 시작은 "로스토프 가문"에 "피예르 (헨리 폰다)"가 잠시 기거하고 있고, "피예르"는 이 집안의 차녀인 "나타샤 (오드리 헵번)"에게 관심이 있지만 너무 어려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이들이 프랑스군과 전투를 벌이러 지나가는 군인 행렬을 바라보면서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 "로스토프 가문"은 아들이 2명인데, 형인 "니콜라이"는 장교로 참전하지만 동생 "페탸"는 너무 어려 참전을 못하고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필코 참전했다가 전사합니다.) 그리고 "피예르"는 유일하게 입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전쟁터로 나가는 동료귀족들과 술파티를 하고 있는데 절친 "안드레이 볼콘스키 (멜 페러)"가 아버지의 임종이 임박했다면서 데리러 옵니다. 결국 "피예르"가 아버지에 이어 백작 자격과 재산을 모두 물려 받습니다. 그런데 이 임종의 자리에 "쿠라긴 가문"의 딸 "옐렌 (아니타 에크베르그)"이 집안을 대신해 참석하였고, "피예르"는 이 미녀에게 순식간에 빠져듭니다. "옐렌"이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사실을 눈치 챈 "안드레이"는 "피예르"를 말리지만 결국 결혼하게 됩니다.
한 편, 전세가 기울기 시작하고, 엄청난 인원의 프랑스군이 러시아로 진격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총사령관인 "쿠투조프"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생각이 없습니다. 어차피 이기지 못하는 싸움이라는 것을 직감하기 때문입니다. 공작 가문이므로 가문의 명예를 위하여 전쟁에 참여하는 "안드레이"는 이 가망없는 전투에서 장교로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깃발을 들고 선두에 나섰으나 포격을 맞고 쓰러집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나가던 "나폴레옹"이 보고 치료해주고 석방합니다. 그런데 "안드레이"는 결혼한 상태이고 아내 "리자"가 난산으로 고생을 하다 결국 아이를 낳고 사망합니다. "안드레이"는 절망에 사로잡혀 있고, "피예르"가 위로를 해줍니다. 한편, "피예르"의 아내가 된 "옐렌"은 그새 남동생의 친구인 "돌로호프"와 눈이 맞아 바람을 피우고, 사교계로 소문이 흘러 들어갑니다. 결국 "피예르"와 "돌로호프"간에 결투가 벌어지고 "돌로호프"는 "피예르"의 총에 맞지만 죽지는 않습니다. 다음 단계는 당연히 "옐렌"과의 이혼입니다.
속이 상했던 "피예르"를 위로하고자 "로스토프' 가족과 같이 영지를 구경하러 갑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방황하던 "안드레이"를 만나 "나타샤"를 소개해 줍니다. 결국 같이 무도회에 참석을 하게 되고, 귀족들이 모두 참석한 이 무도회에서 다시 만난 "나타샤"에게 한 눈에 반하고 결혼을 결심합니다. 그런데 "안드레이"는 공작 가문이고, "나타샤"는 백작 가문입니다. "안드레이"의 아버지가 허락을 할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전쟁에 참여하여 1년있다 돌아왔을 때도 "나타샤"가 그 마음 그대로이면 생각해보겠다고 합니다. 이제 "안드레이"는 전장으로 나가고, "나타샤"는 가족과 같이 무도회에 참석했다가 "옐렌"의 동생인 "아나톨 쿠라긴"의 타겟이 됩니다.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아나톨"을 뿌리치지 못하고 둘이 도망가기로 하는데 "피예르"가 이걸 막습니다. "아나톨"은 이미 결혼한 상태였습니다. 이상이 이 영화의 앞부분 1/2 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됩니다. "안드레이"는 "알렉산더 1세"의 친서를 들고 "나폴레옹"을 찾아가지만, "나폴레옹"은 "니멘"강을 넘어 모스크바로 진격을 명령합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총사령관 "쿠투조프"는 후퇴를 명령합니다. 전세가 나쁘게 흐르자 가만히 있을 수 없던 "피예르"는 전장으로 나가서 뭐라도 돕기로 결심합니다. 전장에서 만난 "안드레이"는 "나타샤"가 변심했음을 이미 알고 실망해 있고, "피예르"에게는 다음날 같이 싸우는 병사들만이 내 진짜 친구라고 하면서 들어가 버립니다. 전투가 시작되고, 포병 일을 돕던 "피예르"는 기마병으로 몰아치는 프랑스 군대에 러시아가 처절히 패하는 모습을 보고 도망가다가 결국 포로로 잡힙니다. 이제 모스크바는 피난하느라 난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그 피난길에서 "나타샤"는 크게 부상당하고 호송중인 "안드레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나타샤"의 적극 간호에도 결국 "안드레이"는 사망합니다.
모스크바에 도달한 "나폴레옹"은 도시가 완전히 텅 빈 상태임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 대도시에 사실은 고립 되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 곧 어마어마한 겨울폭풍이 러시아 대륙을 집어 삼키게 됩니다. 결국 "나폴레옹"은 포로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회군을 명령합니다. 말이 회군 입니다. 수십만명의 프랑스 병사가 이 회군 과정에서 추위로 동사합니다. 게다가 추위에 익숙한 러시아군이 후방에서 쳐들어 옵니다. 이 과정에서 "피예르"와 결투하여 총에 맞았던 "돌로호프"가 이끄는 군대가 극적으로 "피예르"를 구해내며 "옐렌"과의 염문을 사과합니다. 그녀는 이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사망한 상태입니다. 이제 피난갔던 사람들이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오고, 반쯤 허물어진 자택에서 "나타샤"는 가까스로 찾아온 "피예르"를 맞이 하며 3시간 30분이나 되는 영화가 끝이 납니다.
정말 길고 긴 영화입니다만, 거대한 제작비와 엄청난 물량공세, 그리고 세 배우의 열연에 힘입어 아주 훌륭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톨스토이"가 보았더라면 "이렇게 많이 빼먹다니" 하면서도 나름 괜찮게 요약했다고 할 것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절반인 전쟁장면을 아주 잘 찍었습니다. 당시의 전쟁 스타일을 꽤 설득력있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의 영화이지만 역시 "위대한 고전"은 그 가치가 어디 가지 않습니다. 원작을 읽기전에 한 번 봐두면 길고 긴 독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 해설의 등장인물의 이름은 영화가 아니라 원작을 따랐습니다.
오드리 헵번과 멜 페러는 이미 1954년에 결혼을 한 상태였습니다. 즉, 오드리 헵번은 26살에 첫번째 결혼을 멜 페러와 합니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12살 이었습니다.